주왕산
주왕산

 

[아츠앤컬쳐] 주왕산은 거대한 호수에 쌓인 퇴적암층에서 화산 폭발이 일어나 풍화 침식 과정을 거쳐 가파른 절벽들과 작은 폭포들이 형성된 특이한 지형으로 국가지질공원 및 유네스코 지질공원에 지정되었다. 암벽이 병풍처럼 둘렀다고 하여 부르던 원래 이 산의 이름은 석병산인데, 주나라와 관련된 전설로 인해 주왕산으로 바뀌었다.

연화봉
연화봉

중국 당나라 때 주도(周鍍)는 진나라 주의의 9대손으로 어릴 때부터 왕후장상을 꿈꾸며 “황하강의 물을 들이마시고 태산을 갈아 뒤엎겠다”고 말하고 다녔다고 한다. 주도는 진나라 후손 중 큰 인물이 없음을 한탄하고 스스로 후주천왕(後周天王)이라 칭하며 당의 수도 장안을 공격했다가 곽자의 장군에게 패하고 사라졌는데 그를 주왕(周王)이라고 한다. 주왕은 아들 대전과 딸 백련을 데리고 부하들과 함께 신라 석병산에 들어와 숨어있으면서 신라 군사를 막기 위해 주왕암 입구에서 나한봉까지 12km에 걸쳐 돌담을 쌓았다.

주왕산성
주왕산성

당시 주왕이 숨었던 굴을 주왕굴이라 하며, 굴 앞의 주왕암은 주왕의 명복을 빌기 위해 지은 곳이다. 주왕산 수달래는 주왕이 숨어지낼 때 굴 입구에서 떨어지는 물로 세수를 하다가 신라 마장군의 화살에 맞아 숨을 거두었는데, 주왕이 흘린 피가 계곡을 따라 스며들어 물든 꽃이라 하여 주왕의 넋이라고 부른다.

주왕굴 산신각
주왕굴 산신각

주왕산에서 계곡을 따라가면 용추폭포, 절구폭포, 용연폭포, 월외폭포 등이 있고, 학소대, 급수대, 석병암, 시루봉 기암절벽과 주왕굴, 연화굴, 무장굴 등 신비스러운 자연동굴이 많다.

아들바위
아들바위

계곡에 들어가 처음 만나게 되는 커다란 바위는 바위를 등지고 다리 사이로 돌을 던져 바위에 올리면 아들을 낳는다는 전설의 아들바위다. 다음으로는 구암(龜巖)이 있는데, 상단에 ‘주방동천 문림천석(周房洞川 文林泉石) 즉 빼어난 산수의 주왕산과 물과 돌은 문림랑의 것이다’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다. 문림랑은 고려 문림랑위위시승 벼슬을 지낸 청송 심씨 시조 심홍부를 말한다.

구암
구암

다음으로 만나는 바위는 급수대 주상절리다. 급수대는 신라시대에 왕으로 추대받던 김주원이 왕이 되지 못하고 급수대 바위 위에 대궐을 짓고 살았는데, 이곳에서 물을 길어 올렸다고 하여 급수대라고 한다.

급수대 주상절리
급수대 주상절리

이어 시루봉은 모양이 마치 떡을 찌는 시루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깎아지른 급수대를 지나 용연폭포를 향하여 걷다 보면 마주치게 되는 학소대는 청학과 백학이 둥지를 틀고 살았다는 곳이다.

시루봉
시루봉

계곡을 따라가다가 급수대 가기 전 오른쪽으로 올라가면 주왕이 무기를 숨겨놓았었다는 무장굴이 있고, 조금 더 가서 왼쪽으로 올라가면 백련공주가 성불했다는 연화굴이 나오며 이곳은 또한, 주왕의 군사훈련장이라고도 한다. 세찬 계곡 물소리와 함께 주왕과 마장군이 격전을 치렀다는 기암, 주왕의 아들과 딸이 달구경을 했다는 망월대, 신선이 놀았다는 신선대, 선녀탕 등 바위마다 전설이 깃들어 있다.

용추폭포
용추폭포

다음으로 풍화 침식작용으로 생선된 항아리 모양의 협곡에 용이 하늘로 승천한 웅덩이를 뜻하는 용추폭포가 있고, 조금 더 가면 2단폭포인 절구폭포가 있다.

절구폭포
절구폭포

더 깊이 올라가 있는 용연폭포 역시 2단폭포로 가장 큰 규모인데, 두 줄기로 내려가 쌍용추폭포라고도 한다. 용연폭포 아래 1단 폭포 양쪽 벽면에는 오랜 세월 침식작용으로 3개씩 하식동굴이 깊게 파여 있다.

용연폭포와 하식동굴
용연폭포와 하식동굴

주왕산 대전사는 신라 문무왕 12년(672년)에 의상대사가 창건했다는 설과 주왕의 아들 대전도군을 위해 고려 태조 2년 보조국사 지눌이 세웠다는 설이 있다. 사찰은 조선 중기에 실화로 전소된 뒤 현종 13년(1672년)에 보광전을 중창하였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주방사(周房寺)라고 되어 있고, 임진왜란에 사명대사 유정의 승군 훈련장이기도 하다.

대전사
대전사

부속암인 백련암은 주왕의 딸 벽련공주의 이름을 딴 것인데, 이곳이 주방사 자리로 추정된다. 사찰 유물로는 보광전 앞 삼층석탑과 사적비·부도 등이 남아 있고, 보광전 내부에 임진왜란 당시 이여송(李如松)이 유정에게 보냈다는 친필 서신을 목판으로 음각한 것이 보관되어 있다.

백련암
백련암

주왕산은 대전사와 함께 산세가 웅장하고 기암절벽과 동굴, 아름다운 폭포가 많고 자연경관이 수려하여 소중히 여기고 자랑할 만한 국립공원이다.

글 ㅣ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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