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츠앤컬쳐] 지난 10월 22일, 도쿄로부터 140km 떨어진 야마나시현 호쿠토시시립자료박물관에서 양구 작가의 달항아리 기증식이 열렸다. 이번 기증식에는 카미무라 에이지 호쿠토시 시장이 참석해서 달항아리를 직접 기증받았다.
호쿠토시 시립자료관에는 아사카와 노리타카와 아사카와 다쿠미 형제 자료관이 있다. 아사카와 다쿠미는 조선의 달항아리를 사랑했고 이를 일본에 널리 알렸다. 호쿠토시는 아사가와 다쿠미의 고향이다. 아사카와 다쿠미와 아사카와 노리타카 형제는 조선백자의 아름다움을 일본문화예술계에 전하여 일본의 문화예술평론가 야나기 무네요시가 조선백자의 아름다움을 극찬하는 계기가 될 정도로 우리의 달항아리와 깊은 인연을 가지고 있다.
아사카와 다쿠미는 조선총독부 임업연구소에 근무하면서 조선 각지를 돌아다니다가 자연스레 조선 문물을 많이 접하게 되었고 형인 노리다카의 조선 도자기에 대한 남다른 관심에 깊이 공감하고 함께 도자기를 찾아 조선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두 형제는 조선의 도자기와 민예품들에도 큰 관심을 두었다. 당시 많은 일본 학자들은 한국의 불안한 정세 때문에 연구위해 수집한 작품들을 일본으로 가져갔지만 아사카와 다쿠미 형제는 자신들이 모은 작품을 전부 한국 정부에 기증하였다.
아사카와 다쿠미(1891년~1931년)는 40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그는 죽기 전에 남긴 '조선식 장례로 조선에 묻어달라'는 그의 유언에 따라 자신이 살던 경기도 이문리(현 이문동)에 묻혔다가 이후 망우리공원으로 이장되었다. 다쿠미 묘지 옆 추모비에는 ‘한국의 산과 민예를 사랑하고 한국인의 마음 속에 살다 간 일본인, 여기 한국의 흙이 되다’라고 적혀 있다.
조선백자의 재현을 위해 노력해온 양구 작가는 다쿠미의 이러한 업적에 깊은 감동을 받아 이번에 자신의 작품을 기증하게 되었다. 이번에 기증된 달항아리 백자는 높이 54cm, 폭 52cm로 일본 내에서는 가장 큰 달항아리다. 제작 과정에서 두개를 하나로 합쳐서 만드는 달항아리는 ‘화합과 평화’를 상징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글 | 전동수 발행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