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츠앤컬쳐] 절강성은 중국 동남 해안에 위치하고 있고, 장강 삼각주 남쪽 기슭에 자리 잡고, 동쪽으로 동해를 마주한다. ‘절강’이라는 이름은 전당강(錢塘江)이 굽이쳐 흐르는 모습에서 유래하며 약칭은 ‘浙(척)’이다.

성도 항저우(杭州)는 장강 삼각주의 핵심 도시로, 천년 고도의 깊은 문화와 현대 도시의 역동적인 활력을 모두 갖추고 있다. 항저우는 경치가 아름다워 이른바 “인간 천국”으로 불리며, 서호 문화, 운하 문화, 전당강 문화를 대표로 한다.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호수인 서호(西湖)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사계절 내내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문화관광 랜드마크다. 봄의 벚꽃, 여름의 연꽃, 가을의 달빛, 겨울의 설경이 어우러진 ‘서호십경(西湖十景)’은 수많은 관광객을 매료시키며, 장예모 감독이 연출한 <인상서호>(印象西湖) 공연은 서호의 물 위에서 펼쳐지는 중국의 대표 가무쇼다.

서호를 사랑한 당나라 시인 백거이(白居易)와 송나라 시인 소식(苏轼) 등 역사적 인물들이 남긴 시문은 항저우의 문화적 가치를 더욱 빛나게 한다. 경항대운하 항저우 구간은 2500여 년의 역사를 지닌 살아있는 문화유산으로, 궁천교(拱宸桥)와 소하직가(小河直街) 일대는 청나라 말 민초(清末民初)의 풍모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근대 운하 문화의 숨결을 생생히 느낄 수 있다. 양저고성유적(良渚古城遗址)은 중화 5,000년 문명의 실증이며 궁전지구와 왕릉은 세계 최초의 대규모 수리 방어 시스템인 양저 수리시설을 통해 고대 문명의 높은 수준을 엿볼 수 있다.

절강성은 사상과 문화의 진보를 이끈 인물들을 다수 배출한 곳이다. 명나라의 왕양명(王阳明)은 ‘심학(心学)’을 창시하고 ‘지행합일(知行合一)’과 ‘치량지(致良知)’를 주창하여 유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으며, 군사적 업적도 뛰어났다. 명청 교체기의 사상가 황종희(黄宗羲)는 ‘천하위주, 군위객(天下为主，君为客)’과 ‘공상개본(工商皆本)’이라는 혁신적인 사상을 제시하여 근대 계몽 사상의 선구자로 평가받으며, ‘중국 계몽사상의 아버지’라 불린다.

근현대에 들어서도 절강은 중요한 인물을 배출하였다. 루쉰(鲁迅)은 중국 근대 문학의 초석을 놓았으며, 그의 작품은 사회 현실과 민족 정체성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로 깊은 영향을 미쳤다. 첀쉐선(钱学森)은 중국 항공우주 산업의 기틀을 마련한 ‘중국 항공우주의 아버지’로, 국가 발전에 기여한 공로가 크다. 육유, 이청조, 서위, 마건둔, 주가정, 전삼강 등도 각각 문학, 예술, 과학 분야에서 뚜렷한 성취를 이루며 중화문화의 발전에 기여하였다.

예술면에서도 절강은 풍부한 전통을 자랑한다. 월극(越剧)은 쩡저우 일대에서 발원한 전통극으로, 섬세한 창법과 감성적인 연기가 특징이며, <양산박과 축영대>(梁山伯与祝英台), <홍루몽>(红楼梦) 등의 고전극을 무대에 올려 국내외에 널리 알려졌다. 오극(婺剧)은 금화 지역을 중심으로 다양한 성강과 기예를 결합한 강렬한 공연 스타일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전통 공예 분야에서는 동양목조각, 청전석조각, 용천청자가 중국 공예의 정수를 보여주며, 후저우의 후필(湖笔)은 ‘문방사보(文房四宝)’의 하나로, 필묵 문화의 핵심을 이루고 있다.

자연과 인문의 조화가 빛나는 절강에는 서호, 경항대운하 항저우 구간, 양저고성유적 등 세개의 세계문화유산이 자리잡고 있다. 보타산(普陀山)은 중국 불교 명산 중 하나로 신성한 수행지로 알려져 있으며, 안당산(雁荡山)은 기암괴석과 장관을 이루는 폭포로 유명하다. 천도호(千岛湖)는 호수와 산세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경으로 관광객을 매료시킨다. 우전(乌镇), 시탕(西塘) 등 수향 고읍들은 명청 시대의 전통 건축과 거리 구조를 잘 보존하고 있어 강남 수향의 정취를 고스란히 전한다.

절채(浙菜)는 중국 8대 요리 중 하나로,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고 신선하며 부드럽고 감칠맛 나는 것이 특징이다. 대표적인 요리로는 서호초어, 용정새우, 동파육, 자오후지 등이 있다. 또한 쟈싱 찰떡, 닝보 탕위안, 원저우 생선알전, 샤오싱 추프 등 각 지역의 특색 음식들도 오랜 전통과 함께 널리 사랑받고 있다.

절강은 전통과 현대, 자연과 문명이 조화를 이룬 곳으로, 강남의 시적 정취와 함께 미래를 향한 혁신의 활력을 동시에 품고 있다. 또 강남 수향의 정갈한 아름다움과 현대 도시의 역동성이 조화를 이룬 땅이다. 절강은 풍부한 역사문화, 수려한 자연경관, 다채로운 예술전통문화, 풍성한 음식문화를 바탕으로, 오늘날에도 혁신과 전통이 어우러진 독창적인 매력을 끊임없이 발산하고 있다.

글 ㅣ 안영란

한중문화예술교류협회 부회장

한중예술교육센터 부대표

장쑤성 염성사범대학교 성악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