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츠앤컬쳐] 최근 독일의 막스플랑크과학진흥협회 산하 ‘인간 인지 및 뇌과학 연구소(CBS)’ 다니엘라 잠러 연구팀은 재즈와 클래식 모두를 잘 연주하기 어려운 이유를 뇌신경과학적으로 분석했는데, 같은 곡을 연주하는 클래식 피아니스트와 재즈피아니스트의 뇌파 및 뇌-신체 간 반응이 다르게 나타났다고 한다. 막스플랑크연구소 연구팀은 피아노를 연주하는 동안 재즈 피아니스트와 클래식 피아니스트 뇌에 서로 다른 작용이 일어난다고 발표했다.
클래식 피아니스트들은 음악을 잘 해석하고 운지법이 좋은 연주를 하는 반면, 재즈 피아니스트들은 자유로우면서 개성 있게 즉흥적인 연주를 한다면서 재즈 피아노 연주자들이 화음을 맞추는 유연성이 상대적으로 높았다고 밝혔다. 재즈 피아노 연주자들은 표준적인 화음이 진행되는 중에 화성적으로 예기치 못한 화음을 연주하도록 요구했을 때 클래식 피아노 연주자보다 빠르게 적응했다고 한다.
지난 1월 19일 저녁에 이탈리아 문화원장의 초대로 재즈피아노 솔로콘서트를 관람했다. 무대에 모습을 드러낸 엔리코는 첫인상이 착하고 순수해 보였고 수줍음이 많아 보였다. 그는 캐주얼한 옷차림에 조금은 불안한 자세로 피아노 앞에 앉았는데, 연주가 시작되자 모습과 달리 안정감 있는 연주를 들려주었다.
엔리코는 맑고 담백한 화음으로 매우 정제된 음악을 들려주었고 클래식한 재즈를 들려주었다. 연주한 곡들 중에서 슈만의 ‘트로이메라이’를 즉흥적으로 연주한 곡이 개인적으로는 친숙하게 느껴졌다(Program : Inno / Uma Historia / Free Improvisation / Out of nowhere / Ma’ / Spring can really hang you up the most / Träumerei(Robert Schumann) / Il volo / Corale / Free Improvisation).
올해 27세의 젊은 피아니스트 엔리코 자니시(Enrico Zanisi)는 2012년 Musica Jazz 잡지가 주최하는 이탈리아 재즈 상에서 최고의 젊은 음악인에게 주는 ‘Top Jazz’를 수상하였고 엔리코 피에란눈치가 이태리 재즈의 미래라고 극찬한 이태리 재즈의 차세대 스타이다.
일찍이 클래식 음악에 입문하여 뛰어난 실력을 보였으나 15살 때 재즈에 빠져 케니 워너, 래리 그레나디어, 조이 카델라조의 마스터클래스에 참가하였고 2007년 제1회 ‘Franco Russo’ 피아노 콩쿨 우승을 시작으로 이태리의 각종 재즈 콩쿨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두었다. 또한 버클리 음대와 맨하탄 음대에서 재즈를 배웠다. 2009년 스무 살이 되기 전에 데뷔작 ‘Quasi Troppo Serio’를 발표하였고 이후 CAM JAZZ와 계약을 맺고 2012년과 2014년 ‘Life Variations’과 ‘Keywords’ 두 장의 트리오 앨범을 발표하였으며 2016년에는 첫 피아노 솔로 앨범 ‘Piano Tales’를 발표하였다.
현재 엔리코 자니시는 이탈리아에서 가장 바쁜 피아니스트 중의 한 명이다. 그는 쉴라 조단, 데이브 리브먼, 앤디 세퍼드, 스테파노 디 바티스타, 플라비오 볼트로, 파올로 프레수 등과 연주를 하였으며 세계 유수의 재즈 페스티발에 초청을 받 고 있다. 브라질, 멕시코, 인도, 푸에르토리코, 짐바브웨, 튀니지, 모로코, 이스라엘, 영국, 노르웨이, 독일, 폴란드, 크로아티아, 스위스, 오스트리아, 루마니아, 알바니아, 프랑스, 포르투갈 등 수많은 해외공연을 가졌다. Down Beat 재즈 매거진에서는 “자니시는 별이다… 블루스, bepop, 스윙, 클래식 음악이 공존하는 그의 곡들은 매우 심오하며, 복합적이고 특별하다.”고 소개했다.
글 | 전동수 발행인
음악평론가, 코러스나우 예술감독, ITALIAN FILM & ART FESTIVAL 고문으로 활동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