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c des Buttes-Chaumont, Paris
[아츠앤컬쳐] 사월의 파리 하늘은 코발트 블루 물감을 부어놓은 것처럼 푸르고 싱그럽다. 파리지앵들은 푸르른 사월의 하늘과 녹색으로 채색되어가는 사월의 청록색으로 활기를 찾는다. 어느 도시든 그 도시만의 독특한 얼굴이 있게 마련이지만, 고색창연함과 하늘로 치솟을 듯 쌓아 올린 라 데팡스 신도시로 옛 것과 새 것의 대비와 조화를 이루고 있는 파리는 다른 어느 도시보다 색다른 매력을 갖고 있다. 파리가 세계의 다른 도시보다도 아름다운 것은 도시의 건물들과 예술품 때문만이 아니라 도심 곳곳에 자연스레 조성되어 있는 크고 작은 공원들 때문이다.
파리에는 500여 개의 공원이 잘 가꾸어져 있어 가히 공원으로 가득 찬 도시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공원이 많이 있다. 파리의 공원은 잠시 잠깐 산책만 하는 곳이 아니라 이곳에서 먹고 마시고 사랑을 나누며 삶을 살아가는 숨쉬는 공간이다. 인상파 화가들 작품의 배경이 바로 이 공원에서 탄생했을 정도로 파리 공원은 자연의 비경이 살아 숨쉬는 곳이다. 이렇듯 많은 공원 중에 파리 북동부 19구에 조성된 뷔뜨 쇼몽 녹지 공원은 마치 도심 속의 낙원같이 아름답다.
이곳은 원래 채석장과 쓰레기 처리장이 자리하고 있던 어수선한 언덕이었지만 파리의 녹지를 확충하려는 나폴레옹 3세의 뜻에 따라 공원으로 재탄생한 공원으로 오스만 남작이 주도했고 도시 계획으로 이름 높았던 프랑스 건축가 아돌프 알팡이 구체적인 설계를 맡아 1867년 파리 만국박람회 축제 때 문을 연 곳이다. 이 공원 바위 꼭대기에 지어진 고대 로마 신전 양식을 본 딴 전망대에 오르면 아스라히 펼쳐진 파리 시내와 몽마르뜨 언덕을 볼 수 있다. 뷔뜨 쇼몽 공원에서 마추치는 파리지엔느들의 모습 속에서 현대를 살아가면서도 소박하고 잔잔하며 자연을 닮은 그들만이 지닌 삶의 향기를 맡곤 한다.
글·그림 | 정택영
프랑스 파리 거주, 화가
프랑스조형예술가협회 회원
www.jungtakyo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