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츠앤컬쳐] “불가능한 꿈을 꾸고 이길 수 없는 적과 싸우고 견딜 수 없는 슬픔을 참으며 용사들도 감히 가려 하지 않는 길을 달리고 바로잡을 수 없는 불의에 맞서고 먼 곳의 순수와 순결을 사랑하며 비록 이 몸 지칠지라도 일어서 닿을 수 없는 별을 잡는 것, 이것이 나의 임무, 저 별을 향해 나아가는 것. 아무 희망이 없어 보여도 아무리 먼 길이라도 옳은 것을 위해 싸우리 의심도 휴식도 없이 신성한 목적을 위해서라면 지옥에라도 뛰어들리라. 그리고 나는 아네. 내가 이 영광스런 도전에서 진실될 수 있을 때에만 내 심장이 안식 속에서 평온할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세상은 보다 나아지리 조롱당하고 상처로 뒤덮인 한 남자가 여전히 마지막 용기 한 줌을 끌어내어 도저히 닿을 수 없는 그 별에 그 별에 닿으려 기를 쓴 덕분에…”

가을이 깊어가는 10월 14일 저녁 6시 30분, 연장 공연되고 있는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를 보기 위해 샤롯데씨어터를 찾았다. 1965년 11월 22일 뉴욕에서 초연되었고 토니상 시상식에서 베스트 뮤지컬상, 베스트 작곡작사상, 베스트 남우주연상, 베스트 무대상, 베스트 연출상 등 5개 부문을 휩쓴 이후, 50년 가까이 사랑을 받으며 현재까지도 전 세계에서 꾸준하게 공연되고 있다. 브로드웨이 최고의 걸작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는 성경 다음으로 많이 팔렸다는 세르반데스의 ‘돈키호테’를 재구성한 작품이다.

공연 시작을 알리는 안내방송이 끝나고 객석의 조명이 꺼지지 않은 상태에서 서곡이 흐른다. 꽤 긴 시간이 흐르고 무대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무대설정이 지하 동굴이라지만 너무 어두워서 조금은 답답한 느낌이 들었다. 무대세트는 잘 만들어졌고 출연진들의 연기에서 작품의 완성도를 느낄 수 있었다. 전체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대사 부분이 많아서 연극적인 요소가 더 많다고 느껴졌고, 샤롯데씨어터를 찾을 때마다 항상 느끼는 점이지만 음향이 좀 더 고급스러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다시 갖게 해줬다. 또한, 가지고 간 티켓이 R석(11만원)인데 자리가 1층 12열 맨 왼쪽 끝이라서 시야가 답답하고 불편했다. 극장의 좌석배치가 좀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거의 2시간 50분간의 공연에서 약간은 지루한 부분도 있었지만 노래 ‘이룰 수 없는 꿈’을 듣는 순간 만족스럽지 못한 음향과 좌석의 불편함을 모두 잊게 해주었다.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바로 이 노래이다. 이 곡은 공연 후 미국 현지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어 1960년대에는 많은 발라드 가수들에 의해 녹음이 되었다. 이 음악을 작곡한 미치 리(Mitch Leigh)는 1973년 ‘이룰 수 없는 꿈(The Impossible Dream)’으로 작곡가 영예의 전당의 현대 클래식상을 받기도 하였다.

이 노래는 성악가 플라시도 도밍고(Placido Domingo)를 비롯하여 엘비스 프레슬리 (Elvis Presley), 앤디 윌리엄즈 (Andy Williams), 페리 코모(Perry Como) 등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이 불렀다. 또한, 1996년에 발표된 영화 ‘업 클로즈 앤 퍼스널(Up Close & Personal)’에서도 삽입되어 미셀 페이퍼(Michel Pfeiffer)가 미식 축구장에서 큰소리로 이 곡을 부르는 장면은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을 것이다. 그동안 출시된 음반만 해도 네덜란드, 독일 등 세계 각국에서 18 종류나 있을 정도로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작품이다.

“그 꿈 이룰 수 없어도, 싸움 이길 수 없어도… 정의를 위해 싸우리라, 사랑을 믿고 따르리라.”로 시작하는 희망으로 가득찬 가사와 함께 그 아름다운 멜로디는 언제 들어도 감미롭기만 하다.

글 | 전동수 발행인
국내에서는 음악평론가, 예술의전당 비전위원, 대한적십자사 미래전략특별위원, 아츠앤컬쳐 발행인으로 활동중이다. 해외에서는 카자흐스탄 잠빌국립극장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리고 한신대학교 서울평생교육원에서 ‘전동수의 발성클리닉’ 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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