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츠앤컬쳐] 2012년 2월 25일, 작년부터 계획한 공연을 보러 가기 위해서 로마 Ciampiano 공항에서 오페라연출자 마르코(Marco catena Pucci)와 만나 스페인 바르셀로나행 비행기(Ryana Air)에 올랐다. 바르셀로나국제공항에 도착하니 스페인의 공연제작회사의 아메데오라는 관계자가 마중을 나왔다. 조명감독인 러시아인 블라디미르와 함께 발렌시아에서 300km를 차를 몰고 달려왔단다. 공항인근의 레스토랑에서 늦은 점심을 하고 일행은 바르셀로나에서 150km 떨어진 도시 제이다(Lleida)를 향해 출발했다. 저녁 6시가 조금 넘어서 도착한 제이다는 그리 크지 않은 도시지만 잘 정비가 되어 있었다.

스페인 전국을 순회하며 공연되는 마이클 잭슨 뮤지컬<FOREVER>가 제이다에서는 24일부터 26일까지 4회가 공연되고 있었다. ‘팝의 황제(King of Pop)’라는 부제가 달린 <FOREVER>는 마이클 잭슨의 생애를 노래와 춤으로 다시 조명하는 뮤지컬인데 오늘은 토요일이라서 저녁 6시와 밤 10시에 두 번 공연이 열린다. 10시 공연을 보기위해서 숙소에 여장을 풀고 잠시 휴식을 취했다. 한국에서부터 시작된 긴 여행으로 아직 시차적응이 되지 않아서 컨디션 조절이 필요했다.

밤9시 30분에 찾은 극장의 외부는 현대적인 분위기와 노란 색의 조명으로 특별한 느낌을 주었다. 스페인의 디자인 감각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극장 안으로 들어서니 파스텔톤의 보라색과 노란색, 파란색 등 화려하고 신비스런 색깔의 조명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다. 마이클 잭슨이 즐겨 썼던 모자와 이니셜이 새겨진 T셔츠와 기념품 코너에는 관객들로 북적인다. 2000석의 극장 안은 역시 스페인을 상징하는 빨간색의 의자와 노란색이 돋보이는 벽면 디자인이 특별하다.

드디어 공연이 시작되었다. 마이클 잭슨의 음악을 그렇게 많이 들어 본적이 없던 필자에게는 이번 공연에 갖는 기대가 남달랐다. 우선 감동을 받을 수 있을지 염려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공연이 시작되면서 조금씩 무너졌다. 화려한 조명으로 빛난 무대에서 이루어지는 마이클 잭슨의 노래는 눈과 귀를 충분히 즐겁게 해 주었다. 출연진들의 화려한 의상과 마이클 잭슨의 안무가 느껴지는 춤, 가창력이 느껴지는 노래들은 매우 흡인력이 있었다.

중간 휴식을 포함해서 2시간 20분 정도 진행된 뮤지컬<FOREVER>... BAD/ I WANT YOU BACK/ ABC/ BEN/BLAME IT ON THE BOOGIE/ JAM/ BEAT IT/ YOU ARE NOT ALONE/ HUMAN NATURE/ BILLIE JEAN/ THE WAY YOU MAKE ME FEEL/ SPEECHLESS/ THRILLER I/ THRILLER II/ LEAVE ME ALONE/ THEY DON'T CARE ABOUT US/ DON'T STOP TIL YOU GET ENOUGH/ EASE ON DOWN THE ROAD/ HOME/ I JUST CAN'T STOP LOVING YOU/ TODO MI AMOR ERES TU/ THE WAY YOU MAKE ME FEEL/ SMOOTH CRIMINAL/ MAN IN THE MIRROR/ EARTH SONG/ HEAL THE WORLD/ OFF THE WALL/ ANOTHER PART OF ME/ CAN YOU FEEL IT/ I WILL BE THERE/ WILL YOU BE THERE/ BLACK OR WHITE/ WANNA BE STARTING SOMETHING/ SHAKE YOUR BODY 등 34곡의 노래를 듣는 동안 영상화면에선 마이클 잭슨의 생애가 다큐멘타리처럼 흐른다.

클래식 음악만을 접하면서 평생을 살아온 필자에게 마이클 잭슨의 노래가 묘하게도 클래식적인 잔잔한 음악적 감동까지 느끼게 해주었다. 마이클 잭슨 팬클럽이라고 느껴지는 일부 관객들은 마이클 잭슨 모자와 의상을 차려입고 열렬한 반응을 보여 주었다. 젊은 층부터 지긋이 나이들은 장년까지의 폭 넓은 관객들로 꽉 찬 공연장의 열기는 매우 뜨거웠다.

저녁 10시 공연을 관람하고 나니 자정이 조금 지났다.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말처럼 마이클 잭슨은 세상을 떠난 뒤에 오히려 그의 이름과 음악이 빛을 발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한국에서부터 먼 길을 달려와 본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을 기리는 뮤지컬 공연 ‘FOREVER'가 매우 소중한 기억으로 남은 밤이었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우리 일행은 제이다를 떠나 바르셀로나로 향했다. 스페인을 처음 방문한 필자에게 바르셀로나 시내 관광을 시켜주겠단다. 그들의 배려심이 고마웠다. 로마로 돌아가는 비행기 시간이 촉박해서 그 유명한 가우디가 설계한 성당만 보기로 했다. 바르셀로나 시내에 우뚝 선 Sagrada Familia성당은 스페인이 자랑하는 건축가 가우디(Antoni Gaudi Cornet, 1852.6.25~1926.6.10)의 작품으로 외관에서 느껴지는 그로테스크(grotesque)한 느낌은 웅장한 규모와 더불어 대단하게 느껴졌다. 아직까지도 공사가 진행 중인 성당은 완공이 되려면 앞으로도 2세대는 지나야 한다고 한다. 성당
내부를 보기위해 늘어선 수많은 관광객들의 여유를 부러워하며 잠시 머물렀던 Sagrada Familia성당을 뒤로하고 공항으로 가는 동안 내내 너무 짧은 스페인일정에 아쉬움이 남았다.

글·전동수 발행인

국내에서는 음악평론가, 예술의전당 비전위원, 대한적십자사 미래전략특별위원, 아츠앤컬쳐 발행인으로 활동중이다. 해외에서는 카자흐스탄 잠빌국립극장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리고 한신대학교 서울평생교육원에서 ‘전동수의 발성클리닉’ 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저작권자 © Arts & Cultur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