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슈퍼볼 하프타임쇼에 등장한 닥터 드레 군단
2022 슈퍼볼 하프타임쇼에 등장한 닥터 드레 군단

 

[아츠앤컬쳐] 해마다 미국 내 1억 명, 전 세계 수억 명이 넘는 동시 시청자를 끌어들인다는 세계 최대 콘서트는 바로 슈퍼볼 하프타임쇼다. 최정상급 뮤지션으로서는 누구나 슈퍼볼 하프타임쇼 무대에 서기를 원한다. 올해 슈퍼볼은 2022년 2월 13일 미국 LA SOFI Stadium에서 열렸다. 무료 봉사인 슈퍼볼 하프타임쇼에 뮤지션들이 서고 싶어 하는 이유는 단일 행사로는 지상 최대 이벤트로의 슈퍼볼 자체의 상징성 때문이다. 마이클 잭슨, 프린스, 마돈나 등 이 무대에 섰던 전설들조차도 무료 봉사했다고 하면 더욱 욕심이 나는 무대일 것이다.

올해 하프타임쇼는 힙합 음악이 압도했다. 닥터 드레 군단이 총출동했다. 힙합 가수이자 유명 제작자인 닥터 드레는 NFL로부터 한 푼의 돈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자비로 700만 달러를 들여 자신의 힙합 사단으로 불리는 스눕 독, 에미넴, 켄드릭 라마, R&B가수 매리 블라이즈를 불러들였다.

이들이 주도하는 슈퍼볼 하프타임쇼는 경기 2쿼터 종료 시점부터 3쿼터 시작 시점 15분 사이를 거의 꽉 채우며 진행됐다. 수백 달러의 입장권 또는 수천 달러 이상의 암표를 사고 스타디움을 가득 메운 관중들은 자리를 뜨지 않고 닥터 드레 군단의 강렬한 힙합 음악과 리듬을 함께 했다. 콘서트가 끝나자 관중들도 닥터 드레 군단도 모두 아쉬워했다.

NBC 스포츠 기준 2021년까지 슈퍼볼 하프타임쇼 베스트 15는 다음과 같다. 1위 프린스(2007), 2위 마이클 잭슨(1993), 3위 비욘세(2013), 4위 자넷 잭슨(2004), 5위 케이티 페리(2015), 6위 마돈나(2012), 7위 U2(2002), 8위 제니퍼 로페즈(2020), 9위 브루노 마스(2014), 10위 더 위크엔드(2021), 11위 마룬 5(2019), 12위 레이디 가가(2017), 13위 롤링 스톤스(2006), 14위 저스틴 팀버레이크(2018), 15위 스티브 원더(1999) 등이다. NBC 스포츠가 2022년도 새로운 버전으로 슈퍼볼 하프타임 베스트 15를 발표하게 되면 2022년 닥터 드레 군단의 힙합 음악은 분명 10위 이내로 진출할 수 있을 만큼 인상적 연주였다.

슈퍼볼 주최 측인 NFL은 하프타임쇼를 주관하는 펩시콜라 측으로부터 막대한 광고료를 받으면서도 펩시에게 광고할 시간을 별도로 주지 않는다. 단지 이 음악회의 이름을 Pepsi Superbowl Halftime Show라 부를 권리만 준다. 놀라운 비즈니스 테크닉이다. 전통적으로 슈퍼볼은 펩시콜라와 코카콜라의 치열한 광고 대결장이기도 했다.

NFL은 미국 내 시청자 1억 명 이상, 전 세계 수억 명이 동시 시청하는 지상 최대의 쇼 슈퍼볼의 TV 중계권은 별도로 NBC에 팔았다. NBC는 2021년 30초에 550만 달러였던 광고료를 27%를 올려 2022년에는 30초당 700만 달러(약 84억 원)를 받았다. 2022 슈퍼볼 광고 전쟁에 참여한 자동차회사들은 현대자동차그룹, GM, BMW, 도요타, 닛산, 폴스타 등 총 6개사였다.

현대차그룹은 기아 전기차 EV6를 모델로 세워 로봇 강아지 ‘Robo Dog’이 기아 전기차를 열정적으로 쫓아가는 장면을 연출했다. Robo Dog이 빌딩과 빌딩 사이를 점프해 가며 열심히 기아 전기차를 쫓아가다가 방전되고 만다. 이때 기아 전기차는 일반 휘발유 엔진차에는 없는 기능인 자신의 전기로 Robo Dog에게 전기를 충전해 주는 장면을 연출했다.

삼성그룹도 슈퍼볼 TV 광고 전쟁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당당히 2022 슈퍼볼에 참여했다. 6조 원이 투자되어 2020년 준공된 소파이 스타디움은 10만 명까지 수용할 수 있다는 초대형 최첨단 실내 미식축구 경기장이다. 삼성그룹은 이 경기장에 길이 110m가 넘는 세계 최대 LED 전광판을 제작해 달아 놓았다. 이 전광판 밑부분에는 SAMSUNG이라는 이름이 인쇄되어 있다. 타원형의 이 전광판 넓이는 약 6500㎡로 미식축구장 전체 바닥과 거의 같다. 소파이 스타디움에서는 또 우리나라 BTS가 지난해 11월 27, 28일 12월 1, 2일 4차례의 콘서트를 모두 매진시킨 바 있다. 한국의 문화 소프트웨어 파워, IT 하드웨어 파워가 모두 미국 LA를 흔들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코로나 19가 여전히 위세를 떨며 수만 명의 감염자를 발생시키며 대규모 집단행사, 야외 활동, 콘서트 등이 억제되고 있다.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고 있는 동계 올림픽도 관중이 제한된 가운데 진행됐다. 하지만 바로 같은 시점에 진행된 2022년 미국 56회 슈퍼볼과 슈퍼볼 하프타임쇼는 소파이 스타디움을 꽉 채운 관중들의 열기 속에서 진행되었다. 어느 쪽이 정상인지 어지럽다.

 

​강일모​
​강일모​

글 | 강일모
경영학 박사
국제예술대학교 총장 역임
차의과학대학교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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