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츠앤컬쳐] 지난 4월 2일 저녁 8시, 예술의전당 IBK홀에서 열린 독창회는 두 명의 피아니스트가 들려주는 바그너(Richard Wagner)의 탄호이저 서곡(Tannhäuser Overture)으로 막이 올랐다. 이번 공연에서 이가연, 방은현 두 명의 피아니스트가 전체 노래를 포핸즈(Four Hands)로 반주한 것이 매우 인상 깊었다.
첫 무대에서 김대영은 모짜르트(Wolfgang Amadeus Mozart) 오페라 <마술피리>의 아리아 ‘오 이시스와 오시리스 신이여’(O Isis und Osiris), ‘신성한 이 전당에서’(In diesen heil’gen Hallen)를 안정감 있게 들려 주었다. 저음에서 고음까지 거침없이 쏟아내는 파워풀한 목소리는 유연하고 자연스러우면서도 부드럽고 중후했다. 김대영의 노래를 들으며 지금이 가장 전성기라는 생각이 든다. 테크닉적으로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거의 완벽한 목소리를 들려주었다. 베이스지만 고음에서도 빛이 났다.
일반적으로 러시아의 베이스는 체격이 크고 소리도 큰 편이다. 한국인 베이스는 러시아 베이스와는 볼륨에서 차이가 있지만 노래를 유연하게 잘한다. 그래서 바쏘 칸타빌레(Basso Cantabile)라고 한다.
이어지는 무대에서 고메즈(Antônio Carlos Gomes)의 오페라 <살바토르 로사>의 아리아 ‘여기에 내가 정말 서명해야 할까?’와 로시니(Gioacchino Rossini)의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 중 ‘험담은 미풍처럼’ 등 베이스의 주옥 같은 아리아를 자신 있게 들려주었다. 또한 알레비(Fromental Halévy)의 오페라 <유대인> 중 ‘가혹함과 복수속에서’와 마이어베어(Giacomo Meyerbeer)의 오페라 <로버트 데빌> 중 ‘수녀들이여, 누가 잠들어 있는가’를 부르며 전반부를 마쳤다. 이번 독창회는 프로그램을 전부 오페라 아리아로 꾸몄는데, 그가 독일에서 오페라 가수로 활동했던 모습이 어땠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무대였다.
후반부에서도 베르디(Giuseppe Verdi)의 오페라 <돈 카를로> 중 ‘그녀는 나를 사랑한 적이 없어’와 <시칠리아의 저녁기도> 중 ‘오 나의 조국, 팔레르모여’ 그리고 바그너(Richard Wagner)의 오페라 <뉘른베르크의 명가수> 중 ‘성대한 성 요한의 축제’, 오페라 <방랑하는 네덜란드인> 중 ‘딸이여, 이 낯선 분을 환영해다오’를 부르며 자신의 역량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오늘 베이스 김대영은 무게감있고 진지한 역할뿐만 아니라 코믹한 역도 멋지게 소화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더 이상 바랄 게 없는 최고의 무대를 관객들에게 선사해주었다. 앞으로의 그의 행보가 기대된다.
글 | 전동수 발행인
음악평론가, 코러스나우 예술감독, ITALIAN FILM & ART FESTIVAL 고문을 맡고 있고 서울그랜드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예술총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