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츠앤컬쳐] 오래 전 미술관은 고적이나 보물 등 진귀한 오브제들에 관하여 상류계층의 향유 및 보존, 연구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존재하였다. 근대화 전후로 미술관이 공공성의 역할을 수행하게 되면서 발전을 거듭하여 현대미술관의 사회적 역할은 동시대 경향에 맞추어 유연하게 진화하고 있다. 큐레이터는 미술 작품들을 다양한 전시형태로 기획해 대중에게 다채로운 예술을 선보이며 문화향유와 수준을 제고하는데 집중한다.
아티스트 글로리아 뮤노즈(Gloria Munoz)는 40년 가까이 고향인 바르셀로나의 대학에서 교수생활을 병행하며 스페인은 물론 뉴욕, 런던, 서울 등 세계 미술계를 무대로 활발히 활동해 왔다. 카탈루냐 지역의 ‘올드 마스터(Old Master)’로 스페인 미술사에 이름을 남긴 조셉 푸이그덴골라스(Josep Puigdengolas)를 사사해 전통 프레스코화 기법을 차용한 독창적인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 작가는 미술관 연작(museum series)을 통해 명화를 감상하는 관람객을 화폭에 담고 있다. 전시를 둘러보며 관람객은 작가와 큐레이터가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를 이해하고 미학에 근거한 예술적 담론을 체험한다. 작품 테마에 대한 작가의 개념을 이해하고, 자신의 경험으로 체화해 미적 경험을 하게 된다. 하지만 작품을 보고 반드시 무엇인가를 느낄 부담 없이 미술은 그저 즐기면 된다. 가령 미술사에서 중요한 의의를 지닌 명작이라도 모두가 그 작품에 영감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감상은 온전히 개인의 몫이며, 미술을 느끼는 감상은 개개인마다 다를 뿐 어떤 것도 틀린 것이 아니다. 미술의 가치를 판단하고 완성하는 것은 관람객이다. 현학적인 설명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나만의 감상으로도 전시 관람은 충분하다.
글 | 최태호
청년예술가와 자립준비청년을 후원하는 비영리 문화예술단체 햇빛담요재단의 아트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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