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준, 남한산성 남문  Rolleiflex 75mm  F3.5  1/30s  ISO100
김용준, 남한산성 남문 Rolleiflex 75mm F3.5 1/30s ISO100

 

[아츠앤컬쳐] 남한산성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자 사적(史蹟) 제57호 문화재로, 경기도 광주 남한산에 있는 산성이다. 북한산성과 함께 서울을 지켜 온 2대 산성으로, 병자호란 당시 남한산성에 고립되어 살기 위해 길을 열지, 차라리 죽음을 택할지 조선 최악의 치욕을 다룬 김훈의 역사소설 외에도 여러 매체에서 회자되는 문화유적지다.

사진가들도, 남한산성의 동문(좌익문), 서문(우익문), 남문(지화문), 북문(전승문), 4개의 성문에 얽힌 역사적인 사건이나 설화를 끌어내면 어떨까. 내용에 따라 실루엣 촬영도 좋다. 역광 상황에서 밝은 배경(장면)에 노출을 맞춰 그림자처럼 형태(윤곽선)를 드러낸 기법이다. 주로 인물 촬영에 이용하지만, 형체보다 형태를 강조하고자 할 때 유용하다. 카메라에 내장된 노출계의 적정보다 언더로 놓고 촬영하면서 실루엣 밝기의 정도를 결정한다. 전체 실루엣은 단순하고 강한 대비가 탁월하고, 색이 옅고 부분적인 실루엣은 상징적이고, 신비스러운 효과를 만들 수 있다. 성문의 형태적 특징을 살려냄으로써 대상의 본질을 강조할 수 있고, 평범한 이미지의 한계를 벗어나 내러티브를 극적으로 생성시킬 수 있다.

봄, 가을 야생화 출사도 좋지만, 전국에서 많은 사진가들이 남한산성을 찾는 비경은 따로 있다. 우리나라 랜드마크로 대표되는 롯데월드타워와 남산서울타워를 일렬로 정렬되게 넣어, 서울 도심의 일몰부터 야경까지 담을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내비게이션에 국청사를 입력하고 둘레길 1코스를 따라 촬영하면서, 서문에서 조금 올라가 성곽 위쪽 성벽 앞에서 촬영하자. 자리 확보가 어려워 해 지기 2시간 전에 도착해야 할 만큼 가장 좋은 위치다. 물론 서문전망대에서 촬영도 가능하다. 인상적인 효과를 낼 수 있는 매직아워(Magic Hour) 시간대부터, 따뜻하고 부드러운 금색으로 빛나는 골든아워(Golden Hour) 시간대도 좋고, 광각렌즈나 파노라마 포맷으로 야경도 담아보자. 불빛 갈라짐은 조리개를 F11~14 정도로 조여, 빛 갈라짐의 길이를 유치하지 않게 적당히 한다. 환경문제에 관심이 있다면, 랜드마크를 넣어 미세먼지에 잠긴 잿빛 도시를 표현하기에도 적합한 장소다. 이 외에도 수어장대, 숭렬전, 돈대 등이 남아 있어 촬영 소재는 무수히 많다.

 

글 | 조아(조정화)
사진작가
현재, 월간중앙 <JOA의 핫피플 앤 아트> 연재 중
<그래서 특별한 사진읽기>저자
<photoschooljo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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