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소니 곰리 '눈먼 빛(Blind Light)' 2007년 헤이워드 갤러리규격: 약 10m x 5m 크기의 투명 유리로 된 방 높이는 약 2.5m
안소니 곰리 '눈먼 빛(Blind Light)' 2007년 헤이워드 갤러리규격: 약 10m x 5m 크기의 투명 유리로 된 방 높이는 약 2.5m

 

[아츠앤컬쳐] 현대 조각의 거장 안소니 곰리(Antony Gormley)는 인간의 몸과 공간의 관계를 탐구하며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는 예술가다. 그의 작업은 몸을 통해 인간 존재의 본질과 우리 시대의 관계성을 깊이 사유하게 만든다.

곰리는 2020년 BTS와 함께한 'Connect BTS'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뉴욕 브루클린 브리지 파크에서 설치 작업을 선보이며 또 한번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그는 2007년 런던 헤이워드 갤러리에서 열린 눈먼 빛(Blind Light) 전시로 이미 많은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바 있다. 이 전시에서 투명한 유리 상자 안에 가득 찬 백색 스모그는 가시성과 비가시성의 경계를 넘나들며 관람자에게 명상적이면서도 내적인 두려움을 일깨우는 체험을 제공했다.

곰리의 작업은 인도와 스리랑카에서 체득한 불교와 동양 철학의 영향을 받았으며, 몸과 정신의 연결을 깊이 탐구해왔다. 몸이 곧 공간이 되고, 그 공간이 환경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예술로 표현해왔다.

또한, 그는 2011년 '로렌스 올리비에 상'을 수상하며 무대 미술에서도 주목받았다. 그가 무대미술로 참여한 작품 <바벨>은 철재 프레임을 사용해 단순하면서도 기능적인 무대를 설계했고, 2005년 아크람 칸과 시디 라르비 세르키위가 출연한 <제로 디그리스(Zero Degrees)>에서는 생명력을 느끼게 하는 더미 인형을 만들어 무용과 조각의 경계를 허물었다.

안소니 곰리는 자신의 예술세계를 고고학, 인류학, 미술사의 폭넓은 학문적 배경으로 완성해왔으며, 그의 작업은 순수 예술과 대중 예술의 경계를 넘나들며 새로운 혁신을 만들어내고 있다.

세상의 극과 극이 만나 서로 연결되는 것처럼, 그의 예술도 다양한 형태의 만남을 통해 더 큰 감동을 만들어내고 있다.

 

글 | 김남식
춤추는 남자이자, 안무가이며 무용학 박사(Ph,D)이다. <댄스투룹-다>의 대표, 예술행동 프로젝트 <꽃피는 몸>의 예술감독으로 사회 참여 예술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으며 정신질환 환자들과 함께하는 <멘탈 아트페스티벌>의 예술감독으로 활동, <예술과 재난 프로젝트>의 움직임 교육과 무용치유를 담당하며 후진양성 분야에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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