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츠앤컬쳐] 젠틀몬스터가 진짜 괴물이 되어 뜨거운 성수동에 나타났다. 국산 토종 브랜드 안경으로 유명한 젠틀몬스터가 우리나라 건축계 전체를 흔들만한 걸작의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젠틀몬스터 본사인 아이아이컴바인드(대표 김한국, 45)는 성수동에 15층, 연면적 약 9,290평의 대형 건물을 2025년 상반기 중 준공 예정이다. 준공 이후 젠틀몬스터 건물은 핫플이 될 것이다. 일단 충격적 디자인 때문이다. 일부 건축계에서는 요즘 유행하는 브루탈리즘 건축으로도 평가 중이다. 그러나 브루탈리즘 건축을 넘어 가장 미학적 건축으로 평가하고 싶다.

성수동 젠틀몬스터 사옥은 우리나라 대표적 대규모 기업집단 삼성, 현대차, LG, SK 등의 총수들은 거의 받아들이기 힘든 디자인이다. 그러나 앞으로 분명 이 건물은 엄청난 MZ세대 인파가 몰리며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고, 우리나라 전체의 건축에 대한 시각도 근본적으로 흔들어댈 예정이다. 미국의 경우 세계 IT 혁신을 이끄는 NVIDIA, Google, Apple 등 대부분의 기업들이 세계 최정상의 건축가들에게 혁신적 디자인의 사옥을 주문했다. 그 비싼 혁신적 사옥에서 일하는 조직원들에게 그보다 더 혁신적 아이디어를 주문 중이다.

한국 건축계의 젊은 기수 경희대 김찬중 교수가 이번 설계를 맡았다. 김찬중의 젠틀몬스터 사옥은 헤르초그 & 드 뫼롱이 2021년 완공한 강남구 도산대로의 송은 아트센터나 리처드 로저스가 같은 해에 완공한 여의도 현대백화점 건물 등과 견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는 한국 건축 역사상 가장 혁신적 디자인의 건물 중의 하나로 평가될 수 있다. 성수 젠틀몬스터는 분명 한국 대규모 기업집단 의사결정자들에게 큰 영향을 행사하며 향후 감히 혁신을 추구한다는 대기업들의 건물들 디자인에 혁명적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김찬중 교수는 이미 코오롱 그룹이 설계 의뢰한 울릉도 코스모스 호텔을 통해 그 예술적 역량을 세계적으로 알린 바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싸고 가장 아름다운 호텔 중의 하나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울릉도 코스모스 호텔은 이미 2019년 세계적 디자인 잡지 월페이퍼에서 ‘올해 최고의 디자인 호텔’로 선정된 바 있다. 코스모스 호텔의 디자인은 유려한 곡선의 중첩이 포인트다. 울릉도에서는 이처럼 부드러운 디자인을 했던 김찬중 교수가 성수동에서는 과감하게 파격적 변신을 시도했다. 5층 이하의 중소 규모 건물에서라면 몰라도 15층 규모의 대형 건물에서 마음껏 개성을 표현할 수 있었던 것은 젠틀몬스터 김한국 대표의 뛰어난 디자인 감각, 사업 감각 때문일 것이다.

젠틀몬스터 김한국 대표는 우리나라 소매 비즈니스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는 기업가 중 한 명이다. 젠틀몬스터가 운영 중인 도산공원 바로 옆 ‘하우스 도산’은 2021년 오픈 당시부터 지금까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4층 내외의 제법 규모가 있는 건물 전체에 유리창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1층에 들어가도 무엇을 팔고자 하는 건물인지 쉽게 정체를 드러내지 않고 덩치 큰 괴물 같은 기계 덩어리가 간헐적 움직임을 보인다. 지하에 다크 인테리어는 조명도 흐린 가운데 몇 종류 되지도 않는 검정색 디저트를 팔고 있다. 그런데 이 디저트 가게도 인기다. 바로 이런 디자인적 충격들이 MZ 세대를 흔들다가 2층부터 젠틀몬스터는 그리 비싸지 않은 합리적 가격에 안경을 팔아 대성공 중이다.

김한국 대표는 설립 시부터 젠틀몬스터 매장들의 컨셉을 설치 미술 갤러리와 같은 독창적 분위기로 정하고 지금까지 밀고 나아가고 있다. 성수동 젠틀몬스터 건물은 중간부 디자인이 정말 멋지다. 셀 수 없이 많은 돌출 부위는 영국의 천재 건축가이자 디자이너 토마스 헤더윅이 2010년 상하이 엑스포를 위해 설계 한 영국관 일명 ‘씨앗 대성당(Seed Cathedral)’의 확대판으로도 해석된다.

최상층부의 디자인은 더 압권이다. 건물의 동서남북 한 방향 당 단 한 개씩 총 네 개의 초대형 돌출 개구부가 전개된다. 김 한국 대표가 상상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운 이 최상층을 어떤 용 도로 구상 중일지 매우 궁금하다. 김한국 대표와 김찬중 건축 가 명콤비가 과연 성수동 젠틀몬스터의 최상층 동서남북 전망 공간을 어떻게 풀어낼지, 동시에 옥상 루프탑까지 정말 기대가 된다

 

글 | 강일모
경영학 박사 / Eco Energy 대표 / Caroline University Chaired Professor / 제2대 국제예술대학교 총장 / 전 예술의전당 이사 / 전 문화일보 정보통신팀장 문화부장 / 전 한국과학기자협회 총무이사/ ‘나라119.net’, ‘서울 살아야 할 이유, 옮겨야 할 이유’ 저자, ‘메타버스를 타다’ 대표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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