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환기 수중 미술관 조감도 : 자료 신안군청
김환기 수중 미술관 조감도 : 자료 신안군청

 

[아츠앤컬쳐] 김환기 화백의 고향 전남 신안 앞바다는 우리나라에서 요트 타기에 최적지 중의 하나로 보인다. 언젠가 요트들이 멋진 다도해를 헤치고 김 화백의 고향 안좌도의 2025년 5월 준공을 앞두고 있는 김환기 미술관으로 직항하게 될 날이 올 것이다. 이 미술관은 화백의 고향집 인근 물 위에 떠 있는 국내 최초의 수상 미술관으로 추진되어 더욱 주목을 끌고 있다. 신안군은 섬 하나에 뮤지엄 하나씩을 건립하는 야심 찬 포부로 ‘1004섬 1도 1뮤지엄’ 계획을 추진 중인데, 수상 미술관도 그 계획의 일부다.

우리나라는 전국적 인구 감소도 심각한 상황이다. 농촌만의 문제가 아니다. 제2의 도시 부산마저 인구가 급격히 줄어들고 빈집이 수십만 채를 넘어서고 있어 심각하다. 전남은 전국에서도 인구 감소가 가장 가파른 지역임에도 오직 ‘1도 1뮤지엄’을 추진 중인 신안군만은 놀랍게도 최근 인구가 증가하는 엄청난 성과를 기록했다.

신안군이 현재 운영 중인 뮤지엄은 저녁노을미술관, 1004섬 수석미술관, 조희룡미술관, 천사상미술관, 둔장마을미술관, 박득순미술관, 인피니또뮤지움, 동아시아인권평화미술관, 장산화이트미술관, 군도형미술관, 세계조개박물관, 신안갯벌박물관, 세계화석광물박물관, 철새박물관, 새공예박물관, 에로스서각박물관, 이세돌바둑박물관, 섬생활사박물관 등이고, 추진 중인 10개의 박물관에 김환기 수중 미술관이 포함되어 있다.

신안군이 김환기 미술관을 안좌도 화백의 최근 복원된 고향집 바로 옆에 세우지 않고 400미터 정도 떨어져 있는 크지 않은 호수에 세우려는 계획도 멋지다. 물속의 미술 작품 보관은 쉽지 않은 과제로 보이지만 건물 입구에서부터 전시실 안쪽까지 수분 통제와 방수 계획만 철저히 세운다면 불가능할 것 같지는 않다. 미술관 외관은 스테인리스 철판으로 마감되어 시간과 날씨에 따라 호수의 물에 반사되는 색깔이 매우 아름다울 것이다. 아직 본격적인 환기 미술관 수중 이미지들이 전해지고 있지 않지만 2025년 5월 준공 이후에는 수많은 방문객들이 수상 미술관의 아름다운 모습을 경쟁적으로 곳곳에 퍼 나르게 될 것이다.

신안군이 열악한 지자체 예산을 가지고도 다소 무리하게 보이는 ‘1도 1뮤지엄’을 추진하고 있는 배경은 일본 나오시마 예술섬의 성공을 벤치 마킹하고 있는 듯 보인다. 나오시마 인근 다도해 바다는 신안 앞바다와 매우 유사하다. 나오시마 예술섬 프로젝트는 잘 알려진 것 같이 일본에서 지중해로 불리는 세토우치 해역에서 시작되었다.

세토우치 해역은 일본의 가장 큰 섬인 혼슈, 규슈, 시코쿠에 둘러싸인 내해로, 고베, 히로시마, 오사카, 교토 등이 모두 세토우치 해역 덕에 성장한 도시다. 대부분 일본 섬들은 광활한 태평양에 둘러싸여 거대 바다의 위험에 직면하고 있으나 큰 섬들로 둘러싸인 세토우치 해역만큼은 길이 450km, 폭 15~55km, 평균 수심 38m로 수천 년 전부터 작은 배들도 비교적 안전하게 다니며 문명을 발전시킬 수 있었다.

세토 내해의 여러 섬은 이처럼 좋은 조건들 때문에 오히려 산업발전시대에 구리 제련소 등 공해를 배출하는 기피 시설들이 다수 들어서게 되었고, 20세기 후반에 공해 시설들이 모두 중국 등지로 옮겨가자 급격한 인구 감소를 겪으며 혐오 지역으로 변했다. 이때 등장한 영웅이 베세토 그룹의 후쿠다케 소이치로 회장이다.

후쿠다케 회장은 1989년부터 지금까지 약 36년 동안 1조 원 내외의 금액을 세토 내해 예술섬 프로젝트에 투자해 세계적 예술 사이트로 만들었다. 안도 타다오의 지중 미술관으로 유명한 나오시마섬 프로젝트가 성공한 이후 후쿠다케 회장은 인근 테시마 섬, 이누지마 섬 등으로 계속해서 그의 예술섬 프로젝트를 확대해 가는 중이다.

신안군의 1004섬 ‘1도 1뮤지엄 프로젝트’가 나오시마와 같이 국내외의 관람객, 요트 여행자들을 불러 모을 날을 간절히 기대한다.

 

글 | 강일모
경영학 박사 / Eco Energy 대표 / Caroline University Chaired Professor / 제2대 국제예술대학교 총장 / 전 예술의전당 이사 / 전 문화일보 정보통신팀장 문화부장 / 전 한국과학기자협회 총무이사/ ‘나라119.net’, ‘서울 살아야 할 이유, 옮겨야 할 이유’ 저자, ‘메타버스를 타다’ 대표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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