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타이의 가을 풍경의 중심
[아츠앤컬쳐] 알타이(Altai)이는 우리 한민족에게 매우 친숙한 단어다. 우리가 사용하는 한국어 또한 우랄 알타이어족(Ural–Altaic Languages)에 속한다. 우랄 알타이어족은 터어키에서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와 몽골을 거쳐 한국과 일본 지역까지 분포하는 어족이다.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스스탄 언어 역시 우랄 알타이어족에 해당하여 한국어와 같은 어순이다. 알타이는 역사적으로 우리 한민족과 연관성이 깊은데, 그 뜻은 황금(金)으로 ‘신라’시대 지배계층이었던 경주 김(金)씨와 알타이의 관계가 매우 밀접하다는 것이 천마총 발굴 자료 등에서 입증되었다고 한다.
알타이지역은 몽골알타이, 고비알타이, 소비에트알타이의 세 지역으로 구분된다. 알타이산맥(Altai Mts)은 중국, 카자흐스탄, 몽골, 러시아 등 4개 나라가 국경을 서로 마주하고 있다. 알타이는 대부분 4,000m 이상의 고봉이 많은 고산지대이며 원시 자연 상태의 오지이다.
여행 지역에 따라 자연 풍경에 대한 느낌이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내 마음속에 오랫동안 감동의 여운이 남아 있는 곳 중에 동카자흐스탄의 카톤카라가이(Katon-Karagay)를 빼놓을 수 없다. 카톤카라가이는 카자흐스탄의 국립공원으로 알타이산맥이 시작되는 초입 지역이다. 이 지역은 사방을 둘러봐도 온통 자작나무숲뿐이다. 9월 초부터 시작하는 단풍을 보고 나면, 왜 국립공원인지 이해가 갈 것이다. 한낮의 강한 햇빛과 밤의 차가운 기온이 교차하면 마치 숙성이 잘된 와인처럼 은은하면서 고급스럽게 단풍이 든다. 밤에 눈이라도 내린다면 금상첨화다.
노랗게 물든 단풍 위에 하얀 눈꽃이 핀다고 생각해 보라. 자연 풍경이 제대로 숙성되면 인공적으로 가공한 보석보다 더 아름답다. 바로 그런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곳이 카톤카라가이국립공원이다. 자연 풍경 외에 사슴 녹용, 천연 벌꿀 등이 유명하다. 특히, 알타이 꿀은 품질도 우수하고, 가격도 저렴하다(지정된 마트에서 구매 인증 서류 받아야 함).
알타이 계절은 다른 지역보다 앞서간다. 보통 9월 초에 가을이 시작하지만 언제 끝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9월말이나 10월초에 눈이 내렸다면 바로 겨울이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신호로 봐야 한다. 일반적으로 9월초에서 10월초를 가을 단풍 여행 적기로 추천해주고 싶지만, 가장 아름다운 단풍을 보고 싶다면 현지인을 통해 그곳 날씨 상태를 확인한 후에 여행하는 게 바람직한 방법이다. 알타이는 고산지대라 날씨 변화가 심해서 8월 한여름에도 눈이 내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겨울은 길고 매우 추우며 가장 추울 때는 영하 40도까지 떨어진다. 보통 영하 20도 정도는 이곳 사람들이 춥다고 하지 않는다.
우스츠까메고르스크(카작어 : 외스케멘)에서 카톤카라가이까지는 약 350km 떨어져 있다. 승용차 등 일반 차량으로 4시간 30분가량 소요된다. 대중교통은 없고, 우스츠까메고르스크와 카톤카라가이를 불규칙하게 왕복 운행하는 예약 전용 일반 승용차를 이용해야 한다.
오지 여행은 힘들다. 그렇지만, 힘들게 여행하면서 느끼는 성취감 그리고 여행 과정에서의 진한 감동은 어떤 여행보다도 값진 여행이 될 수 있다. 미지의 세계, 오지여행의 끝판왕에 알타이의 카톤카라가이국립공원(Katon-Karagay National Park)가 있다.
글·사진 | 조정국
카자흐스탄 주재원으로 근무하는 동안 중앙아시아의 아름다운 풍경을 사진에 담았고, 현재는 KB국민은행에 근무하며 오지여행 전문가겸 사진가로 활동하고있다. 잡지 기고 및 중앙아시아 가이드북&사진집을 출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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