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츠앤컬쳐] 삼청각은 1972년에 준공되어 정치인들이 많이 찾는 요정으로 유명했던 곳으로 주변 경관이 뛰어나다. 2001년 서울시가 인수해서 시민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조성하였고 2009년부터 (재)세종문화회관이 운영을 맡고 있다. 현재 전통문화예술복합공간으로 탈바꿈한 삼청각은 2014년에는 서울특별시 ‘서울 미래유산’으로 선정되었고 한국관광공사는 ‘궁중 음식체험공간’으로 선정했다.
서울 성북구에 자리한 고급 한정식 음식점 ‘삼청각’에서 세종문화회관의 한 임원이 지인 10여 명과 1인분에 20만9천 원짜리 음식을 먹고 33만 원만 낸 것이 화제가 되고 있다. SBS 보도에 따르면 세종문화회관 임원 일행이 먹은 음식은 궁중정찬3 종과 참치살 모둠회, 궁중신선로, 한우등심구이, 바닷가재 요리 등이 포함된 삼청각 최고급 요리로 삼청각 직원의 말에 의하면 1인당 20만 9,000원짜리 코스요리인 ‘궁중 수라’라고 한다. 대충 계산해도 전체 식사값이 200만 원을 상회한다. 몇 년 전에도 유사한 일이 발생해서 당시 직원의 직급이 강등된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왜 이런 일들이 반복되고 있는가?
운영을 하다 보면 별일들이 많이 생기겠지만, 이번 경우는 해도 너무 했다는 생각이다. 직원들의 복지후생 차원에서 직원 할인율을 적용하거나 임원들을 우대해 줄 수는 있다. 그런 경우 규정이 있으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음식 가격은 음식물 원자재 값을 30%, 인건비를 20% 정도로 고려해서 책정하기 때문에 임원들에게 특별 할인을 해줘도 50%를 넘으면 안된다. 음식값이 200만 원 나왔으면 최소한 100만 원은 지불해야 한다는 말이다.
사건이 보도되자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곧바로 사과문을 발표했다. 아울러 진상을 파악해서 조치를 취하겠다고 약속을 했고 사건 당사자는 일단 직위 해제되었다고 한다. 차제에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대로 된 규정을 만들고 상시 감찰을 해야 한다.
‘밥 먹을 때는 개도 안 건드린다.’라는 우리 속담이 있다. 하물며 사람이 먹는 것을 가지고 문제로 삼는다는 것이 좀 치사하다는 생각은 들지만 먹는 것도 적당히 먹어야 탈이 안 나는 법이다. 빵 한 조각을 훔쳐 19년간 감옥살이를 한 장발장이 이 사건을 보고 뭐라고 할지 궁금하다.
글 | 전동수 발행인
음악평론가, 대한적십자사 미래전략특별위원, 코러스나우 상임 지휘자로 활동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