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츠앤컬쳐] 아주그룹 창사 55주년 기념행사가 지난 8월 29일 송도 컨벤시아에 열렸었다. 6시간에 걸친 축하행사의 피날레는 ‘아주합창단’의 공연이었다. 아주그룹 각 계열사 임직원 55명이 참여해서 한 달 동안 8번의 연습을 통해 다듬어진 노래로 창립기념행사의 마지막 무대를 장식했다. ‘영원한 사랑’(A Love Until the End of Time)과 베르디 오페라 <나부코>에 나오는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 ‘가라, 황금빛 날개를 타고…’ 그리고 앵콜곡으로 ‘8월의 아주 멋진 날에’를 순수 아마추어 아주합창단이 노래를 불러 더욱더 감동적이었다.
1998년 김대중 정부가 들어서면서부터 대한민국에서는 ‘21세기는 문화의 세기’라는 말이 유행어처럼 회자되었고 현 정부에서는 대통령 직속기구로 문화융성위원회까지 만들어서 활동하고 있지만 국민 모두가 문화예술을 향유하는 수준까지 도달하기에는 아직도 갈 길이 요원하다. 또한 문화예술인들이 느끼는 문화융성 체감온도 역시 뜨겁게 피부에 와 닿지 않는 게 현실이다. 이탈리아 피렌체를 중심으로 일어났던 문예부흥(Renaissance)의 중심에 있었던 메디치 가문의 예를 들지 않더라도 모든 문화예술은 기업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국내에서도 1994년부터 한국메세나협의회가 발족해서 문화예술지원활동을 펼쳐왔지만 이제는 문화예술계가 기업의 지원을 받아 공연을 만들고 광고를 게재하거나 관람 티켓을 제공하는 차원을 넘어서야 한다. 공연과 전시를 관람하면서 즐기는 수준을 벗어나 그들이 문화예술 활동에 직접 참여해서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번 아주그룹 창사 55주년 기념행사를 위해 조직된 아주합창단의 활동을 지켜보면서 같은 그룹에 소속되어 있지만 서로가 잘 알지 못하는 각 계열사의 임직원들이 한 달이라는 짧은 시간 속에서도 합창으로 하나가 되고 기업 안에서 ‘소통과 화합’이 가능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런 소통과 화합은 자기 계발과 기업 활동에 활력을 불어 넣고 기업의 생산성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밑거름이 된다고 보여진다. 대한민국의 모든 대기업과 중견, 중소기업이 임직원들에게 직접 문화예술을 체험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면 이러한 기업과 문화예술계의 상호 협력을 통해 서로가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고 이것이 바로 대한민국의 문화융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글 | 전동수 발행인
음악평론가, 대한적십자사 미래전략특별위원, 코러스나우 상임 지휘자로 활동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