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소의 ‘알제의 여인들’(Les Femmes d’Alger)
피카소의 ‘알제의 여인들’(Les Femmes d’Alger)

[아츠앤컬쳐] 5월 13일 오전 7시, 시청 앞 서울플라자 호텔 22층에서 열린 한국품질재단이 주최한 조찬세미나에서 미술 관련 강연이 있었다. 가나아트 편집장과 학고재 아트스페이스 서울 관장, 그리고 서울미술관 관장을 역임한 이주헌 미술평론가의 ‘나를 주체로 세워주는 미술감상’이란 주제의 강의였는데, 많은 공감대를 형성해주었다.

이주헌 미술평론가는 ‘무엇이 명화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유명한 작품? 값비싼 작품? 아니면 특이한 작품인가?라는 질문을 들으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그의 답이 궁금해졌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명화란 그 누구도 아닌 바로 ‘나’에게 감동을 주는 그림이 명화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어서 이주헌 평론가에게는 네덜란드 화가 니콜라스 마스(Nicolaes Maes)의 ‘기도하는 할머니’가 명화라는 얘길 전해주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그림 속의 할머니의 모습이 자신의 할머니를 닮았다는 이유에서였다. 자신의 할머니에 대한 좋았던 기억들을 이 그림을 통해서 다시 떠올렸기 때문이다.

지난 5월 11일(현지시각) 뉴욕 크리스티 경매장에서 파블로 피카소(1881-1973)가 그린 ‘알제의 여인들’(1955)이란 작품이 전 세계 미술품 경매사상 역대 최고가인 1억 7930만 달러(1,967억4,589만 원)에 낙찰되어 최고가 기록을 갱신했다고 BBC방송은 보도했다. 이 그림은 외젠 들라크루아(1798-1863)의 ‘알제의 여인들’이라는 그림을 피카소가 큐비즘 방식으로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만약에 피카소가 살아있어서 이 뉴스를 접했다면 무슨 말을 했을까?

큐비즘(Cubism)은 앙리 마티스가 ‘Cube’라는 말로 작품을 평한 것이 시초가 된 새로운 조형 방법을 추구한 20세기의 중요한 미술운동으로 피카소의 1907년 ‘아비뇽의 여인들’이란 작품으로 본격화되었다고 하는데, 생전에도 그림이 잘 팔린 화가였던 20세기 현대미술의 거장 피카소는 이런 말을 남겼다고 한다.

“그림을 사며 돈을 내는 행위는 예술의 본질적 가치와는 관계없다. 그들이 알 수 없는 말로 칭송하는 것은 단지 돈에 대한 탐욕때문이다.”

글 | 전동수 발행인
올레tv 클래식 프로그램 ‘프롬나드’를 진행하고 있으며 음악평론가, 대한적십자사 미래전략특별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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