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츠앤컬쳐] 한국소극장오페라축제가 지난 4월 6일부터 25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열렸다. 개막식에 이어 첫 공연으로 <김부장의 죽음>이 무대에 올랐다. 톨스토이의 원작 <이반 일리치의 죽음>을 토대로 한국 버전으로 만들어진 작품으로 작곡가 오예승이 곡을 썼다. 죽음을 다룬 작품이라서 내용이 다소 무겁지만 현대를 살아가는 직장인의 모습을 보며 시사하는 바가 크고 남의 일이 아니라는 생각을 갖게 했다.
4월 13일에는 참가작 <달이 물로 걸어오듯>을 관람했다. 나이 오십이 넘도록 혼자 살다 술집 여종업원 경자를 만나 새 삶을 시작한 수남이 계모와 의붓여동생을 살해한 경자를 대신해 살인죄를 뒤집어쓰기로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작품은 서울시오페라단이 2012년 좋은 창작 오페라 개발을 위해 결성한 예술가들의 모임 ‘세종 카메라타’에서 만난 작가 고연옥과 작곡가 최우정이 의기 투합해 만든 작품이다.
작곡가 최우정은 당시 한 언론 인터뷰에서 “음악이 노래 반주나 분위기 형성, 상황이나 움직임 묘사 등 배경이나 장식적인 역할에 머무르는 게 아니라 음악 자체가 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작업했다”고 밝혔었다. 이번 공연을 보면서 비극적이고 섬뜩한 작품 내용과는 달리 음악이 매우 정적이면서 선율이 편안하게 들렸고 객석과의 공감대가 많이 형성되었다. 유럽의 오페라나 기존의 한국 창작오페라와는 차별성이느껴진 작품이었다.
지휘자 조정현과 연출 표현진이 호흡을 맞추고, 주인공 역에 바리톤 박찬일(수남 역)과 소프라노 송난영(경자 역)이 캐스팅되었고 테너 이석늑(검사 역) 테너 이희상(마담 역) 소프라노 이영은(미나 역) 테너 이성훈(국선변호사 외 2인역) 바리톤 김영재(형사,손님 역) 베이스 양석진(딸기밭과 외 2인 역)이 하나 되어 완성도 있는 노래와 연기로 좋은 무대를 선사했다.
이번 한국소극장오페라축제는 총 4개의 작품 <엄마 만세>, <달이 물로 걸어오듯>, <서푼짜리 오페라>, <춘향 탈옥>이 무대에 올랐다.
글 | 전동수 발행인
음악평론가, 코러스나우 예술감독, ITALIAN FILM & ART FESTIVAL 고문을 맡고 있고 서울그랜드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예술총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