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츠앤컬쳐] 화려했던 조명이 서서히 꺼지면서 마지막 모델이 무대를 떠난다. 대부분의 공연예술에서는 이것이 마지막이겠지만 패션쇼에서는 가장 중요한 과정이 남아 있다. 바로 피날레. 피날레에는 그날 패션쇼에 등장했던 모든 모델이 다시 무대로 나와 줄지어 행군한다. 그 시즌에 가장 대표적인 디자이너의 의상들을 입고서. 한참의 박수가 이어지고 모델들이 퇴장하면 곧이어 쇼의 주인공인 디자이너가 무대에 등장한다. 그런데 이때 나온 디자이너는 잠깐 얼굴만 내비치고 들어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촬영할 시간이 턱없이 짧다.
역시 포토그래퍼에게 고마운 디자이너는 무대에 오래 머무르는 디자이너들. 그들은 모델들이 피날레 무대를 돌고 런웨이에 주욱 도열해 있을 때 모델들과 관객의 박수를 받으며 화려하게 등장한다. 때로는 자신의 뮤즈인 셀러브리티를 대동하고 나와 환하게 웃으며 관객들에게 손을 들어 답례한다.
이때는 모델들도 흥겹게 웃으며 관객과 하나되어 같이 손뼉을 치며 신나게 워킹을 하기도 하고, 심지어 음악에 맞춰 스탭을 밟으며 춤을 추기도 한다. 이때 관객들도 박수로 감사표시를 전하게 되는데, 박수소리가 크면 클수록 그 쇼는 성공한 것이다. 여기에 휘파람과 환호 소리까지 더해지거나 기립 박수라도 보태진다면 정말 대박 중의 대박!
그렇기에 쇼의 성패가 달린 결과는 피날레를 보면 알 수 있다. 과연 6개월간의 피와 땀이 물거품으로 돌아가느냐! 패션계의 스타로 급부상할 것이냐! 피날레!
글 | 케이티 김
사진작가, 패션계의 힘을 모아 어려운 이들을 돕자는 Fashion 4 Development의 아트 디렉터로 뉴욕에서 활동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