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츠앤컬쳐] 지난 7월 13일 오후 2시,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서 파르네시나 컬렉션에 대한 설명을 듣고 전시장을 둘러보았다. 이탈리아 외무부가 소장하고 있는 예술품 가운데 엄선한 71점의 작품이 아트선재센터에서 전시된다(7.15~8.20).

이번 전시의 중심에는 주독일 이탈리아 대사를 역임한 베네치아국제대학교 움베르트 바타니 총장이 있다. 그는 1998년 독일에서 근무를 마치고 로마로 돌아가 파르네시나 궁에 이탈리아 현대작가들의 작품을 대여 형식으로 설치하기 시작했고 지금은 수백 점의 작품이 상시 전시되고 있다고 한다. 이번 전시 기획에는 아킬레 보니토 올리바 큐레이터가 참여했는데 그는 1993년 제45회 베니스 비엔날레 총감독을 역임한 바 있다.

주제별로 유동적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다양한 작가들 간의 표현 언어의 유사점과 차이점이 응축된 경로를 따라간다. 전시작들은 20세기적 감수성과 모더니티를 향한 추진력, 내적 성찰과 외부 세계의 탐색, 환경 위기와 이주 및 새로운 형태의 빈곤, 대화와 연계를 아우르는 다양한 주제를 포괄한다. 관객은 “위대한 이탈리아 비전"의 흐름에 자신을 맡기고 학문적 경직성 없이 이러한 작품들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 예술은 장벽이 없는 상상의 열매이며 이탈리아 예술은 그 명백한 증거다. 르네상스에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이탈리아 예술은 늘 기억과 변화의 길을 걸어왔다.

1990년대 말부터 역동적인 컬렉션 구성을 위해 열정과 끈기로 노력한 끝에, 이탈리아 외교협력부가 들어선 로마의 파르네시나 궁은 이탈리아 문화유산의 풍요로움을 증명하는 공공청사로 거듭났고, 박물관 수준의 전시를 경험할 수 있는 세계 유일의 공공기관이다.

모든 아방가르드 운동이 둥지를 튼 외교협력부 청사 파르네시나궁은 1939년에서 1943년에 걸쳐 건설된 기념비적 건축물로, 건축을 강력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보았던 건축가 엔리코 델 데비오(Enrico Del Debbio)에 의해 탄생했다. 오래도록 회자될 만한 이 뛰어난 건축물은 조각, 모자이크, 회화, 사진, 설치 미술로 이어지는 매혹적인 예술 작품들의 여정을 통해 활력을 되찾았다.

 

글 | 전동수 발행인
음악평론가, 코러스나우 예술감독,
ITALIAN FILM & ART FESTIVAL 고문을
맡고 있고 서울그랜드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예술총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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