뮌헨
[아츠앤컬쳐] 뮌헨은 독일 남부에 위치한 바이에른 주의 주도이다. 12세기부터 형성된 도시로 독일 건국 이전 600년 동안 통일 바이에른 왕국의 수도였다. 여러 왕국의 통치자를 배출한 비텔스바흐 가문의 루드비히 1세 왕은 특히 문화 예술을 중시하여 바이에른을 문화적 중심지로 발전시켰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 덕분에 뮌헨은 문화 예술적 자산이 풍부하다. 비텔스바흐 가문의 레지던츠 궁을 비롯해 마리엔 광장 주변의 볼거리와 최대 규모의 맥주 축제인 옥토버페스트로 유명한 도시이기도 하다.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바이에른 슈타츠 오퍼, 뮌헨 필 등 세계 정상급의 오케스트라들과 최상의 음향으로 수준 높은 오페라 공연을 올리는 바이에른 국립극장과 로코코풍의 아름다운 외관과 그 이상의 음향을 자랑하는 레지던츠 궁 안에 위치한 쿠빌리에 극장은 클래식 애호가들에게 더없이 매력적인 장소다. 풍부한 음악적 자산 못지않게 훌륭한 박물관, 미술관도 많다. 고대부터 근현대까지 수많은 수집품이 있는 쿤스트 아레알의 박물관, 미술관들 그리고 뮌헨이 청기사파의 탄생 무대임을 일깨워주는 렌바흐 하우스 미술관 등은 뮌헨을 찾는 이들에게 예술적 풍요로움을 선사한다.
렌바흐 하우스 미술관
19세기 말에 활동했던 화가 프란츠 폰 렌바흐(1848~1913)가 살았던 집을 뮌헨시가 매입해서 1929년 미술관으로 개조해 만들어졌다. 처음에는 주로 뮌헨에서 활동한 근현대 미술가들 작품 위주였으나 1957년 청기사파의 일원으로 활동했던 가브리엘 뮌터(1877~1962)의 기증으로 제대로 된 미술관의 면모를 갖추게 되었다.
그 이후 여러 재단의 기증으로 사진, 조각을 포함해서 동시대 작품까지 다양하게 갖추게 되었을 뿐 아니라 청기사파 작품을 가장 많이 보유한 세계적 미술관이 된다. earthy ochre color가 돋보이는 19세기 피렌체식 건축물인 렌바흐 하우스는 미술관 지구 중심에서 두 블록 떨어져 있다. 독특한 색감과 고풍스러운 외관 덕분에 그곳을 찾는 이에게 친절하게 존재감을 드러낸다.
안으로 들어서면 메인 홀에는 대형 조형물이 눈에 띈다. 올라퍼 엘리아슨(1967~)의 ‘소용돌이 작업’이다. 다양한 색상의 투명 유리조각으로 회오리치는 형상을 표현한 8m 크기의 작품이다. 계단을 오르며 투명하게 빛나는 색감을 감상하며 첫 번째 전시실로 들어선다. 주로 독일에서 활동한 작가들의 19세기 작품부터 동시대까지 다양하게 전시되어 있다. 그중 자화상을 많이 그렸던 로비스 코린트(1858~1925)의 ‘해골이 있는 자화상’을 비롯해 미술관의 주인이었던 렌바흐 작품도 눈에 띈다.
여러 전시실을 지나서 청색 바닥에 미술관 건물의 색감을 닮은 벽이 있는 정갈한 공간이 보인다. 게르하르트 리히터(1932~)의 ‘두 개의 조각품을 위한 팔레모의 방’이 있는 곳이다. 독일 출신인 그는 사진과 회화, 구상과 추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그만의 독특한 화풍을 구축한 현대미술의 거장이다. 단 두 점의 두상이 마주하며 배치되어 있는 이 미니멀한 공간은 그의 회화에서 느껴지는 정서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눈을 감고 침묵하지만 뭔가 전하고픈 이야기가 있는 듯하다. 숙연함이 느껴진다. 분위기를 바꾸고자 렌바흐가 살았던 본관 건물에 들어선다. 그 시대의 모습을 재현한 생활 공간과 그가 수집한 여러 예술품을 감상할 수 있다.
휴식을 위해 정원에 들어선다. ㄷ자 모양의 건축물에 둘러싸여 있는 정원은 잘 정돈되어 있다. 한쪽 모퉁이에 있는 세 점의 막스 에른스트(1891~1976)의 조각품이 정겹다. 렌바우 하우스는 청명한 하늘빛과 더불어 황토색 화분에 심어져 있는 제라늄, 그리고 주변의 나무들과 어우러져 운치를 더한다. 살랑이는 바람은 느긋한 여유를 선사한다. 휴식을 즐기며 벤치에 앉은 노부부의 다정한 미소가 아름답다.
<다음호에 계속됩니다>
글·사진 ㅣ 이경희
세계 미술관 여행 작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