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on Moreau

Wood, gold leaf, Chinese ink, LED light, 2023
Wood, gold leaf, Chinese ink, LED light, 2023

[아츠앤컬쳐] 조각가이자 건축가, 그리고 디자이너로서의 경험을 두루 지닌 훈 모로(Hoon Moreau) 작가는 조형과 기능의 경계를 넘나드는 ‘Functional Art(기능하는 예술)’ 개념을 탐구해왔다. 그녀에게 예술은 감상의 대상이 아니라 삶의 일부이며, 일상 속에서 빛을 발하는 존재이다. 〈지구와 우주〉는 이러한 작가의 철학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작품으로, 자연의 재료인 나무를 통해 지구와 우주의 순환, 중력, 에너지의 흐름을 시각화 한다.

숲속에서 채취한 오크 나무를 통째로 가져와, 마치 오래된 브라운관 화면처럼 얇게 절단한 후 조각도로 세밀하게 다듬고, 여러 번의 먹을 입혀 깊이감과 질감을 더한 작업이다. 금박으로 표현된 원과 이어 붙인 나무 조각들은 빛의 파동과 광선 같은 에너지를 상징하며, 어둠 속에서 피어나는 생명의 움직임을 느끼게 한다.

검은 먹의 층위와 금박의 섬광이 어우러진 화면은 대지의 무게와 우주의 광활함을 동시에 품고 있으며, 인간이 자연과 맺는 근원적인 관계를 다시금 성찰하게 한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예술이 기능하는 순간, 삶은 곧 예술이 된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자연과 인간, 빛과 어둠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세계를 제안한다.

 

글 ㅣ 이혜숙

Art salon de H(아트 살롱 드 아씨) 대표

IESA arts & culture 프랑스 파리 예술 감정 및 아트 비즈니스 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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