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츠앤컬쳐] 생사의 경계에서 되살아난 경험은 어떤 색을 가질까?
화가 한혜선은 말한다. “일주일마다 새 생명을 얻어 태어나는 것 같다”고.
그 생의 기적이 고스란히 담긴 그의 작품은 감각의 자유, 직관의 자유, 그리고 형상의 자유로 빛난다. 그는 자신의 회화를 “굳이 말하자면 자유구상(Figuration Libre)”이라 표현한다. 1980년대 프랑스에서 시작된 이 예술 흐름은, 형식과 미학의 권위에서 벗어나 대중문화와 개인의 감정을 자유롭게 결합하며 새로운 회화 언어를 선보였다.
만화처럼 유쾌하고, 아이처럼 거침없는 시대의 가장 낮은 언어들마저 끌어안고 자유구상이 남긴 미학적 정신을 작가는 직관과 감각으로 되살린다.
그의 화면에는 질병과 회복, 고통과 환희, 절망과 기적의 교차가 단순한 형상과 색채로 응축돼 있다. 그는 자연을 단순히 관찰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살아 돌아온 감각으로 자연을 ‘다시 본다’. 붉게 물든 단풍, 다시 피어난 새싹은 그에게 재탄생의 상징이 된다. 그리고 이 모든 감정은, 즉흥적인 선과 색으로 살아 숨 쉬듯 표현된다.
한혜선의 회화는 대상에 대한 묘사가 아니라 존재에 대한 응답이며, 일주일마다 새로 태어나는 경험을 생생하게 담아낸 ‘색과 선의 자화상’이라 할 수 있다. 그의 그림은 그저 보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내는 것이다.
글 ㅣ 이혜숙
Art salon de H(아트 살롱 드 아씨) 대표
IESA arts & culture 프랑스 파리 예술 감정 및 아트 비즈니스 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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