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보 "Sans titre-ll"  2022, Huile sur toile, 150X150cm
김시보 "Sans titre-ll"  2022, Huile sur toile, 150X150cm

 

[아츠앤컬쳐] 김시보 작가는 자신을 “문화적 키메라”라 부른다. 한국에서 태어나 프랑스에서 살아온 세월은 그에게 두 세계의 언어와 감각을 동시에 새겨 넣었다. 그 이질적이면서도 풍요로운 경험은 작품 속에서 충돌과 화해, 긴장과 해방의 이미지로 드러난다.

그는 화면 위에 단순히 인물을 그리는 것이 아니다. 왜곡된 선과 과장된 색채 속에는 억눌린 감정이 흘러나오고, 모호한 공간 속에서는 추상과 구상이 함께 숨 쉰다. 그곳의 인물들은 사회의 시선과 규범에 묶여 있으면서도, 동시에 그것을 벗어나려는 강렬한 몸짓을 드러낸다.

작가는 이 움직임을 “일탈”이라 부른다. 일탈은 무질서한 파괴가 아니라, 진정한 나를 향해 나아가려는 용기 있는 발걸음이다. 그것은 자유를 향한 본능이자, 억눌린 내면이 스스로를 발견하려는 실존의 몸짓이다.

그의 작품은 바로 그 찰나를 담고 있다. 질서 속에 감추어진 균열, 불안과 해방이 맞닿는 순간, 그리고 그 경계에서 비로소 드러나는 진짜 자아. 관객은 그의 그림 앞에서 인간이 지닌 본능적 욕망과 자유의 무게를 동시에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나에게 있어 예술은 순간을 감각적 언어로 드러낼 수 있는  가장 진실된 방식이다> 작가노트 중.

 

글 ㅣ 이혜숙

Art salon de H(아트 살롱 드 아씨) 대표

IESA arts & culture 프랑스 파리 예술 감정 및 아트 비즈니스 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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