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마을

[아츠앤컬쳐] 번잡한 밀라노를 방문하는 많은 여행객 중에는 자연환경 속에서 여유를 즐기고자 바로 옆에 위치한 꼬모(Como)를 찾는 사람들이 많다. 꼬모는 꼬모 호수를 끼고 발달한 도시 중에서 가장 유명하고 규모가 큰 도시로, 아름다운 호수 덕분에 연중 관광객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축복받은 호수 마을이다.

이런 꼬모 도시에 특별히 1년에 한 번 각 지역에서 찾아드는 수많은 사람들로 더욱 인산인해를 이루는 각별한 시즌이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Magic Light Festival로 매년 11월 말부터 시작되어 성탄절을 거쳐 다음해 1월 초순까지 이어진다. 연말연시의 분위기를 최고조로 이끌어 많은 방문객을 유치하는 이 꼬모 도시 축제는 올겨울로 25주년을 맞이하는 성공적인 축제이다.

꼬모
꼬모

이 축제 동안 꼬모 도시의 크고 작은 광장과 거리의 건물 외벽 위에 레이저빔을 이용한 다양한 문양과 색채가 도시 전체를 화려하게 수놓는다. 특히 꼬모 두오모 성당이 자리한 중심 광장은 그야말로 환상의 동화 속 세계로 빨려 들어가는 착각을 일으킬 정도이다. 광장 건물들 하나하나 세부적인 부분까지 레이저 영상 기술을 이용한 그림이 완벽하게 재현된다.

매년 테마를 바꾸어 가며 마술을 부리듯 꼬모 도시를 극적으로 바꾸어 놓는 이 행사는 올해 25주년을 맞아 더욱 화려하고 다양한 동화 이야기로 보는 이들을 즐겁게 했다. 특히 교회 종탑이 나레이션을 하는 동화 속 인물로 설정되고 커다란 교회 건물 외벽은 영상 스크린으로 사용되어 만화로 표현한 동화 이야기는 어린이들은 물론 어른들의 혼까지 쏙 빼놓았다. 저녁 5시부터 자정까지 반복해서 쉼 없이 영상이 돌아가 두오모 광장은 한밤중 늦게까지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필자는 이번 방문이 처음이지만 대다수의 많은 방문객들은 매년 이 마술 같은 불빛 축제를 즐기기 위해 정기적으로 찾는다고 한다. 그 이유를 잘 알게 된 이번 방문을 계기로 필자도 연말연시 연례행사처럼 매년 꼬모 두오모 광장을 찾을 것 같다. 그만큼 두 눈으로 직접 본 꼬모 Magic Light Festival은 기대했던 것보다 더 커다란 환상적인 아름다움으로 필자를 만족시켰다. 연말연시 기간에 밀라노를 비롯하여 이탈리아 북부를 방문하는 여행객들에게 자신 있게 추천한다.

글·사진 | 김보연
아츠앤컬쳐 밀라노특파원, 日本女子大學 卒業, 문화 칼럼니스트
lavitajit@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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