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츠앤컬쳐] 1991년, 구 소련(USSR)에서 독립한 투르크메니스탄은 이란, 아프가니스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과 국경을 접하고 있고 서쪽으로는 카스피해에 접해 있는 중앙아시아 남단에 위치한 영세중립국이다. 독립국가연합(CIS)에 속해 있는 나라 중 유일하게 계획경제체제 하에 있다. 국토는 남한의 5배정도 크기인데 90%가 사막이고 극도로 건조한 날씨가 계속된다. 천연자원은 석유, 천연가스, 유황 등이 있다. 천연가스 매장량은 세계 4위이다. 수도인 아쉬하바트는 러시아식 발음이고 현지어로는 아쉬가바트라고 부른다. 국민들에게는 전기, 가스, 수도가 무료로 제공되고 있는데 앞으로는 전기료를 내야한다고 한다. 천연가스의 수출량이 감소하면서 국가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10월 7일 밤 11시 50분, 직항노선이 없는 투르크메니스탄을 가기위해 두바이행 EK A-380 항공기에 올랐다. 9시간 30분을 날아가 두바이에 도착하니 새벽 4시30분… 환승하는데 8시간의 여유가 있어서 잠시 두바이 시내에 나갔다가 돌아와 Fly Dubai 항공편으로 2시간 30분을 비행해서 아쉬가바트Ashgabat에 도착했다. 처음 방문한 수도 아쉬가바트는 무척 조용하고 깨끗한 도시였다.
새로 조성된 신도시의 모든 건물은 외관이 거의 하얀 대리석이다. 건물에는 간판 하나 걸려있지 않고 검은색 아스팔트 도로는 대리석처럼 빛이 난다. 운행하는 시내버스 색깔 또한 흰색인데 전부 현대자동차다. 지난 1월에 전국에 담배판매금지령이 내려졌다가 해제되었지만 지금도 담배를 사기가 쉽지 않고 길거리에서는 담배를 피울수가 없다. 의사 출신인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함메도프 현 대통령이(국민들의 평균 수명이 60세인 점을 감안해서) 국민건강을 위해 결단을 내렸다는 생각도 든다. 투르크메니스탄은 입국시 담배를 2갑만 소지할 수 있다.(2보루가 아님)
신도시에서는 걸어다니는 사람을 거의 볼 수 없었고 거리마다 경찰들만 눈에 띈다. 구도시에 들어서니 보행자들도 보이고 사람이 사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식당에 가면 사람들이 모여 큰소리로 웃으며 즐거운 대화를 나눈다. 식당에 딸린 디스코텍에서는 음악이 흘러 나오고 음식을 먹다가 우르르 몰려가서 춤을 추기도 한다. 이슬람국가지만 술은 종류별로 다양하게 있고 편하게 마실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식당과 가게들은 밤 11시가 되면 문을 닫아야 한다. 야간 통행금지는 없지만 사실상 어느 정도 통제가 되는 분위기다.
독재체제를 구축했던 초대 대통령 故사파르무라트 니야조프는 국민들이 문화예술을 즐기지 못하도록 금지 했었다는데 지금은 영화관도 있고 음악회도 열린다고 한다. 이번 출장에서 국립박물관을 방문한 것 외에 문화예술과 관련된 장소를 찾아가지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3일간의 짧은 일정이었지만 아쉬가바트에서 받은 인상은 이 곳 날씨처럼 국민들의 삶이 매우 건조하다는 것이다.
매일 밤 신도시가 내려다 보이는 일디즈 호텔Yyldyz Hotel에서 바라보는 도시의 야경은 소리없는 불야성을 이룬다. 신도시의 모든 건물에 켜진 조명등은 동이 터오는 새벽이 되서야 그 불빛이 동시에 사라진다. 비지니스가 아니면 여행삼아 가기엔 결코 쉽지 않은 나라, 아직은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나라, 투르크메니스탄이 문화예술로 풍요로운 세상이 되길 기대해본다.
글 | 전동수 발행인
음악평론가, 대한적십자사 미래전략특별위원, 코러스나우 상임 지휘자로 활동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