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츠앤컬쳐] 지난 8월 7일, 서울에서 런던까지 12시간, 그리고 히드로 공항에서 3시간 체류하고 2시간 45분을 비행해서 도착한 아이슬란드… 케플라비크 국제공항에서 리무진버스(GRAYLINE)로 레이캬비크 도심 버스터미널까지 와서 다시 미니버스로 갈아타고 이동해서 시내 숙소까지 도착하는데 1시간… 레이캬비크 게스트하우스(아파트)에 도착해서 짐을 풀고나니 시간이 벌써 새벽 4시… 백야라서 여름엔 밤 11시에 해가 졌다가 새벽 4시면 동이 트기 시작한다.

10일 동안 2,000km가 넘는 거리를 렌트카(4륜 수동기어 SKODA)를 몰고 달렸지만 길이 워낙 한산해서 힘드는지 모르고 운전을 했다. 아이슬란드 링로드는 왕복 2차선이고 구간에 따라서 비포장 도로도 있다. 북부에서 동부로 이어지는 도로는 피오르드(빙하로 형성된) 지역이라 경치가 볼만하지만 워낙 경사가 심하고 구부러져서 겨울에는 도로가 폐쇄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슬란드는 지구가 생성된 태초의 신비로움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청정지역이다. 화산폭발로 형성된 외계 행성같은 특이한 지형과 분화구, 다양한 형태의 폭포 그리고 온천이 지천에 깔려있다. 수많은 지열발전소가 있고 여름에도 빙하 체험을 할 수 있다. 말이 여름이지 평균기온은 섭씨 10~15도 사이로 체감 온도는 섭씨 8~9도이다. 기상 변화가 심해서 하루에도 반복적으로 바람이 불다가 비가 오고 쨍하고 해가 뜨기도 한다.

아이슬란드에서 가장 볼만한 곳은 수도 레이캬비크가 속해 있는 남부지역으로 골든서클(게이시르, 씽벨리어 국립공원, 굴포스 폭포)과 블루라군 온천, 그리고 레이캬비크에서 빙하 체험을 할 수 있는 요쿨살론까지 350km를 가는 동안에 볼 수 있는 3개의 폭포(셀랴란스포스, 글리우푸라르포스, 스코가포스)와 주상절리로 유명한 레이니스 피아라와 디르홀레이 정도이다.

물론 시간이 허락한다면 더 많은 곳을 둘러 볼 수 있고 링로드를 돌면서 여행 할 수도 있지만 짧게 가성비있는 여행을 하고 싶다면 레이캬비크에 숙소를 정하고 6일 정도 여행을 하는게 가장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상절리로 유명한, 바다가 보이는 야외 수영장이 있는 호프소스와 고래투어를 할 수 있는 후사비크는 북부지역이라서 멀긴 하지만 시간 여유가 있다면 가볼 만한 곳이다.

아이슬란드 음식은 대체로 먹을만 하지만 홍합요리는 그렇게 신선하지는 않았다. 대구가 많이 잡히는 곳이라 대구를 많이 먹는다. 특히 대구포가 맛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레스토랑은 Lobster House ‘TORFAN’이다. 프랑스 요리에 노르딕 스타일이 더해져서 맛이 뛰어난 식당인데 스테이크 맛이 훌륭하고 바닷가재(langoustine lobster) 요리가 일품이다(1인 10만원 정도로 여행 중에는 가격이 좀 부담되긴 하지만 한국에서 먹는다면 2배 이상을 지불해도 먹어보기 힘든 맛이다).

겨울에만 볼 수 있다는 오로라를 볼 수 없어서 아쉬움은 남았지만 아이슬란드 여행은 여름에 가는게 좋겠다는 생각이다(겨울은 비수기라서 항공료가 저렴하다).

글 | 전동수 발행인
음악평론가, 대한적십자사 미래전략특별위원, 코러스나우 상임 지휘자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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