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츠앤컬쳐] 이탈리아에서는 물론 지중해에서도 가장 큰 면적을 자랑하고 있는 섬, 시칠리아. 한때 시칠리아를 지배했던 고대 로마 그리스를 비롯해 중동, 아프리카, 서유럽의 문명문화가 진한 코발트블루의 지중해 바다와 조화롭게 어우러져 만들어 낸 시칠리아 섬만의 독특한 아름다움으로 전 세계 여행객들에게 동경의 대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시칠리아는 이탈리아 최남단에 위치해 남서쪽으로는 아프리카 튀니지와 접해 있으므로 겨울철에도 평균 15도를 유지하는 환상적인 날씨로도 유명하다.
시칠리아를 대표하는 여러 멋진 도시들 중에 가장 여성적이고 아기자기한 세련미를 뽐내는 해발 300m 산 중턱 인구 1만1천의 타오르미나(Taormina) 마을. 타오르미나 마을은 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에 형성된 부호들의 작은 휴양지 마을로 자연경관이 뛰어남은 물론 역사문화적인 볼거리로도 풍요로운 곳이다.
이 마을의 대표적인 유적지이자 현재에도 그 기능을 충실히 다하고 있는 고대 그리스 시대의 야외 원형극장, 극장 안 관객석에서 바라다보는 파노라마는 그야말로 환상 그 자체임을 확인했다. 원형극장의 배경으로 펼쳐지는 시칠리아의 짙푸른 바다 해안선과 구름 낀 날씨만 아니었다면 훤히 보였을 하얀 눈봉우리로 더욱 신비로운 에트나(Etna) 활화산, 그리고 산 절벽을 깎아 만든 빨간 지붕들의 타오르미나 마을이 한데 어우러져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매혹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특히 이 에트나 활화산은 50만 년 된 활화산으로 유럽에서 가장 높은 활화산이며 세계 유산으로서 매우 높은 가치를 가지고 있다. 언제 다시 기회를 만들어 에트나 등산 여행을 계획해 보아야겠다.
타오르미나 마을 중심을 가로질러 일직선으로 길게 뻗어 있는 코르소 움베르또(Corso Umberto) 거리는 수많은 레스토랑과 카페, 상점들로 가득한 세련된 쇼핑 거리이지만 중간중간 등장하는 명소들로 그 가치를 한껏 높인다. 특히 필자를 매료시킨 4월 9일 광장의 파노라마와 쌓아 올린 돌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는 소박하고 정겹기까지 한 타오르미나 두오모 성당도 이 거리에 위치해 있다.
보통 유명 관광지 레스토랑에서 먹는 음식이나 그 서비스는 그다지 평판이 좋지 않은 편인데, 음식 문화의 꽃, 시칠리아답게 이곳 타오르미나의 레스토랑 음식은 예외인 것 같다. 정말 아무데나 들어가 먹어도 나름대로 만족하고 나오는 즐거운 경험을 이곳 타오르미나에서 할 수 있었다.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명소 중에 아름다운 섬이라는 의미의 이졸라 벨라(Isola Bella)가있는데 타오르미나 절벽에서 바라다보는 작은 섬 이졸라 벨라를 배경으로 한 독특한 풍광은 흔히 접할 수 없는 시칠리아의 경치로 이곳 타오르미나의 명물이다. 마침 이곳을 방문했을 때 날씨가 좋아 이졸라 벨라의 진풍경을 사진에 담을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타오르미나는 명성 그대로 다방면에서 여행객들의 오감을 다 만족시켜 주는 멋진 도시였다. 시칠리아를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글·사진 | 김보연
아츠앤컬쳐 밀라노특파원, 日本女子大學 卒業, 문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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