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츠앤컬쳐] TV에서 남극에 사는 펭귄만 보다가 아프리카 펭귄을 만난 사람들은 한결같이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다. 남아공의 펭귄은 키가 50cm밖에 되지 않는 귀여운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나귀처럼 울어서 ‘자카스펭귄’이란 별명을 가지고 있는 케이프펭귄은 한때 기름의 원료로 사용되어 대량 살육되기도 하였다. 최적 비료 채굴 때문에 수많은 둥지가 파괴되었고 원유수출 등 바다의 오염 때문에 대륙에서 사라져 가고 있다.
정부에서 펭귄 보호 정책을 내고 콜로니를 만들어 펭귄의 보호와 번식에 노력을 한 결과 1982년 두 쌍밖에 남지 않았던 펭귄은 현재 3,000여 마리에 이르고 있다. 펭귄은 평생 한 마리만 사랑한다고 한다. 짝짓기 때가 되면 수컷 펭귄은 집을 짓기 시작하고 구애 작전을 펼친다. 이때 마음에 전기가 감전된 암컷 펭귄은 수컷 펭귄을 졸졸 따라다니다가 신혼집에 신방을 차리게 된다.
어느 해인가 펭귄의 서식지에서 가까운 게스트하우스 정원에 수컷 펭귄이 집을 짓고 신방을 차린 후 알을 두 개 낳았다. 그 일이 소문이 나서 관광객들이 줄을 서서 예약해 그 집주인이 즐거운 비명을 질렀던 일이 있었다. 덕분에 신문에 그 집 정원과 부부가 대문짝만하게 나고 말이다.
펭귄은 알을 한두 개 정도 낳는다. 새끼가 태어나고 나면 암컷과 수컷이 서로 번갈아가며 새끼를 돌보고 먹이를 잡는다. 갓 태어난 펭귄은 금세 엄마만큼 자라기 때문에 누가 어른 펭귄이고 새끼 펭귄인지 구분이 힘들지만 구별하는 방법이 있다. 아직 어른이 되지 않은 아기 펭귄은 눈 주위에 핑크색 아이섀도가 없다.
콜로니 주변에 작은 비치가 있다. 인원제한이 있기 때문에 일찍 서둘러 가야 일광욕과 수영을 할 수 있다. 이곳에서 누릴 수 있는 특권이 있다면 펭귄들과 함께 수영할 수 있다는 것! 한번은 아이들과 어른들이 동그랗게 빙 둘러서서 비치볼을 던지는 놀이를 하는데 갑자기 가운데서 펭귄이 고개를 쏙 내미는 바람에 머리에 공을 맞는 일도 있었다. 가끔 생각지 못한 해프닝들로 웃고, 그런 작은 일들이 신문의 한 면을 장식하면 사람들은 또 한 번 크게 웃고 행복하게 삶을 열어가게 되는 것 같다.
자연과 함께 호흡하며 살아간다는 건.
마음에 ‘여유’라는 필터를 끼고 큰 호흡으로 살아가는 것.
그들처럼 말이다.
글 | 고영희 아트 디렉터, 사진작가
아프리카 문화 예술 교류의 통로 역할을 하고 있으며, KBS 라디오 통신원, 예술가를 꿈꾸는 아프리카의 빈민촌 아이들을 돕는 레인보우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