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츠앤컬쳐] 2021년 12월 5일, 풀라(Pula)를 떠나 자동차로 4시간 30분을 달려 오후 4시 20분경 자다르(Jadar)에 도착하니 어둠이 깔리기 시작했다. 구시가지에서 조금 떨어진 숙소에 짐을 풀고 구시가지를 돌아보니 하얀 석회암과 대리석으로 지어진 건물과 거리는 무척 깨끗했고 느낌이 따뜻했다. 아드리아 해안가 작은 도시 자다르는 16세기에 만들어진 성벽이 도시를 빙 둘러싸고 있다.
자다르는 기원전부터 고대 그리스인들이 거주했기에 2천5백 년의 역사를 간직한 고도로 로마와 중세의 건축물이 지금까지 남아있다. 도시 규모는 작지만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일부를 보는 느낌이었다. 겨울이라 해가 짧아서 이날은 일찍 중국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숙소로 돌아가서 휴식을 취했다.
다음 날 오전 8시 30분, 자다르 부둣가 바다 오르간 공원에 들렸다. 이곳에는 아름다운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오르간이 있다. 바다 오르간은 바다 속에 있기 때문에 직접 눈으로 볼 수는 없다. 바다 오르간은 니콜라 바시치(Nikola Basic, Nikola Bašić, 1946~)라는 크로아티아 출신 건축가가 2005년에 만든 세계 최초의 작품으로 해안 산책로를 따라 75m 길이에 크기가 다른 파이프들을 수직으로 박아 놓았다.
오르간이 설치된 계단에 앉아 있으면 파도가 쳐서 파이프가 울리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 소리는 마치 돌고래가 우는 소리처럼 들린다. 파도가 치지 않을 때도 파이프가 있는 구멍에 귀를 대면 바닷물의 미세한 움직임에도 오르간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바다가 연주하는 악기라서 1년 12달 365일 쉬지 않고 연주되는 오르간이다.
자다르의 바다 오르간이 있는 곳에서 오르간 소리를 들으며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일몰을 보지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글 | 전동수 발행인
음악평론가, 코러스나우 예술감독, ITALIAN FILM & ART FESTIVAL 고문을 맡고 있고 서울그랜드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예술총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