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HAT(Thoma Vuille) Self Portrait, Acrylic on Canvers 2019, 70 x 110cm
M.CHAT(Thoma Vuille) Self Portrait, Acrylic on Canvers 2019, 70 x 110cm

 

[아츠앤컬쳐] 서울의 젊은이들이 모이는 합정역 5번 출구로 나가다 보면 출입구 벽면에 아이들의 장난 같은 낙서가 등장한다. 친근하면서도 해맑은 고양이 한 마리가 서울의 이곳저곳에 자신의 흔적을 남기는 이미지의 벽화 형태의 작품이다.

이 작품의 작가는 이전에 프랑스에서 파리 교통회사(RAPT)로부터 소송을 당하여 1,800유로의 벌금이 부과되었지만 이를 거부하고 공공재산의 훼손이 아닌 예술행위라는 주장을 고수하였다. 결과적으로 시민 16,500명과 다수의 예술가, 파리13구 구청장, 오를레앙 시장 등이 합세하여 그를 지지하는 피켓시위를 진행하면서 낙서가 아닌 예술작품의 영역으로 인정받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 사건의 중심인물인 M. Chat(Monsieur Chat 또는 Mr. Chat이라고도 함)는 1997년 프랑스 오를레앙에 처음 등장한 낙서이자 작가 자신의 이름이다. 그의 본명인 토마 뷔유(Thoma Vuille)는 고양이 이미지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있다.

그가 자신이 창조한 고양이 얼굴을 자화상으로 한 작품을 소개해 본다. 2019년 중국 상해 현대 미술관(MoCA)에서 전시된 이 작품은 하얀 바탕에 푸른색 물감으로 단순하게 고양이의 얼굴을 그려낸 작품이다. 화면 가득 웃고 있는 고양이 한 마리의 얼굴은 세상의 그 어떤 고민도 없이 환하게 웃고 있기에 지켜보는 내내 흐뭇한 미소와 함께 오랫동안 이미지가 각인된다. 다수의 예술작품이 고상하고 깊이를 강요하는 형태라면 이 작품은 친근하면서 유아적 상상과 걱정 없는 고양이로 하여 표현의 다른 방법을 보여 주고 있다.

너와 나, 그리고 세상에서 화내고 고통으로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이야기한다. 웃음이야말로 우주적인 것이며 화내는 것 보다 웃는 것이 더 이롭다 함을 그려냈다. 몇 해 전, 내가 실제 만나본 그는 이 작품의 이미지처럼 해맑고 순수함을 간직한 작가였다. 그와의 첫 만남에서 부질없이 욕심내지 말고 처음 어릴 때 그 감정으로 되돌아가라고... 그도 그의 고양이도 말을 걸어왔다.

 

글 | 김남식
춤추는 남자이자, 안무가이며 무용학 박사(Ph,D)이다. <댄스투룹-다>의 대표, 예술행동 프로젝트 <꽃피는 몸>의 예술감독으로 사회 참여 예술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으며 정신질환 환자들과 함께하는 <멘탈 아트페스티벌>의 예술감독으로 활동, <예술과 재난 프로젝트>의 움직임 교육과 무용치유를 담당하며 후진양성 분야에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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