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랭크 스텔라 Frank Stella 'Amabel- 꽂이 피는 구조물' 1997 스테인리스 스틸 가로 세로 높이9M [제공= 포스코]
프랭크 스텔라 Frank Stella 'Amabel- 꽂이 피는 구조물' 1997 스테인리스 스틸 가로 세로 높이9M [제공= 포스코]

 

[아츠앤컬쳐] 2016년 8월 11일 인터넷 뉴스인 Artnet News에서 재미있는 기사가 등장했다.

“세계에서 가장 미움받는 공공조형물 10선 (The 10 Most Hate Public Sculptures)”에 선정된 작품이 대한민국에 있다는 것이었다. 이 영광?의 주인공은 미국 출신의 프랭크 스텔라 Frank Stella의 작품으로 서울의 테헤란로에 있다. 그는 25세가 될 때까지 역사학을 공부하였고 프린스턴 대학을 졸업 후 낮에는 남의 집 페인트칠을 하면서 경제 활동을 해 왔고 저녁엔 자신의 작업을 병행하던 사람이었다. 그랬던 그가 미술시장의 전설적인 인물 레오 카스텔리 Leo Castelli를 만났고 이후 1960년에 첫 번째 개인전을 하게 된다. 예술품 딜러이자 콜렉터였던 카스텔리의 도움으로 그는 세계 미술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작가로 발전하게 되었다.

미니멀리즘 회화의 선도자였던 그는 회화의 평면성을 강조하는 “검은 회화” 형태의 작품으로 명성을 얻었고 이후엔 평면성과 조형성을 강조한 다각형 구조의 캔버스를 통해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완성했다. 이러한 인물의 작품이 흉물?스러운 작품 리스트에 있다니...

이 문제작은 처음 설치된 1997년부터 많은 관심과 문제를 발생시켰던 작품이다. <아마벨 Amabel- 꽂이 피는 구조물>은 당시 포항제철이 서울의 테헤란로에 포스코 건물을 신축하면서 기업의 대표적인 이미지와 함께 인간의 삶과 죽음에 관한 깊은 통찰을 담아낸 작품이었다. 가로 세로 높이 9미터의 스테인리스 강철을 주재료로 하여 30톤의 무게와 함께 일그러진 형태에서 숭고한 인간의 감정을 표출시키고 있다. 그는 이 작품을 위해 수차례 한국을 방문하였고 1년 6개월의 제작 기간을 걸쳐 완성시켰다. 당시 포스코에서는 1억3천만 원의 설치비와 함께 18억 원에 가까운 작품료를 지불했으나 설치와 동시에 흉물로 간주되어 설치 반대와 이전 등 끊임없는 반대의견들이 등장했다.

하지만, 이 작품은 공공예술이 유지해야만 하는 휴머니즘이 있는 예술품이며 장소 특정적 미술품이라는 역사적 의미를 담아 원래 위치에서 조금 이동시켜서 지금까지 전시되고 있다. 작가는 지인의 딸이 19세에 비행기 사고로 죽은 것을 애도하기 위해 작품의 한 부분을 비행기 동체에서 가져와 일그러뜨려서 안타까운 죽음을 통한 인간 삶의 슬픔을 말하고 있다. 이 작품을 통해 추하고 일그러진 고철 덩어리에서도 가장 숭고한 인간의 감정을 담아낸 예술작품이 될 수도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일상의 어느 순간에서 마주치는 예술. 근엄한 미술관이 아닌 거리에서 만나는 예술작품! 진짜 예술은 어디, 어느 곳에서도 빛을 발산하며 동시에 인간의 삶을 이해하고 위로해 주는 숭고한 감동이 있다.

 

글 | 김남식
춤추는 남자이자, 안무가이며 무용학 박사(Ph,D)이다. <댄스투룹-다>의 대표, 예술행동 프로젝트 <꽃피는 몸>의 예술감독으로 사회 참여 예술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으며 정신질환 환자들과 함께하는 <멘탈 아트페스티벌>의 예술감독으로 활동, <예술과 재난 프로젝트>의 움직임 교육과 무용치유를 담당하며 후진양성 분야에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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