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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츠앤컬쳐] 다이어트 원리는 간단하다.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면 된다. 탄소중립도 다이어트 원리처럼 간단하다. 적게 배출하고 많이 흡수시키면 된다. 육지가 주로 이산화탄소를 뿜어내고 바다는 흡수하니, 육지는 탄소를 덜 배출시키기 위해 재생에너지로 에너지 전환을 서두르고,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는 기술 개발에 힘쓰고, 바다가 탄소를 더 많이 흡수하도록 해양 생태계를 보존하면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쉬운 원리를 알면서도 탄소중립은 여전히 멀게 느껴진다. 우리가 평생 다이어트를 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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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온난화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곳은 해안가에 주로 거주하는 섬 지역과 해양 국가들이다. 저지대 지역의 수몰과 생태계 파괴로 국가의 존립이 흔들리는 나라들도 있다. 투발루, 키리바시 등 최고 해발고도가 2미터도 안 되는 나라들이 대표적이다. 삶의 터전이 완전히 사라지려면 아직 100년 정도 남았다지만, 한시라도 빨리 이주를 서둘러야 한다.

태평양 도서국민들의 주요 이동수단인 카누(사진_midjourney)
태평양 도서국민들의 주요 이동수단인 카누(사진_midjourney)

우선 지하수가 오염되어 식수가 부족하다. 농작지가 급감한 것은 이미 오랜 일이다. 고지대로 몰린 사람들로 인구 밀도가 높아지자 쓰레기가 쌓이고 범죄율이 높아졌다. 산호초 백화현상으로 해양 생물 다양성이 감소해 주로 어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당장 생계를 걱정해야 한다. 더불어 기후변화로 인한 강우 패턴의 변화로 태풍, 홍수, 가뭄 등 극한 기상현상이 빈번해지면서 재난 대응 비용이 급증하고 있다.

한편, 바다는 육지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의 약 30%를 흡수하는 가장 강력한 포집체다. 맹그로브 숲, 염습지, 해초 지대 등 역시 엄청난 양의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맹그로브 숲은 전 세계적으로 약 8페타그램의 탄소를 저장하며, 1만 제곱미터의 맹그로브 숲은 연간 약 1,472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데, 이는 연평균 4백만 대의 자동차를 도로에서 제거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다. 염습지도 단위 면적당 연간 약 93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다. 성장 속도가 빠른 해초 지대는 물고기의 먹이이자 집이며, 이산화탄소 흡수 능력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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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고래 한 마리는 연간 약 33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만약 고래의 개체 수가 포경 이전 수준으로 회복된다면, 연간 최대 17억 톤의 이산화탄소를 추가로 흡수할 수 있을 것이다. 바다와 그 생태계 회복이 기후변화 완화에 얼마나 지대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짐작할 수 있다.

반면, 육지에서는 다양한 탄소 감축 전략이 논의되고 있지만 실효성 있는 대안이 부족한 실정이다. 2023년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이 2022년보다 1.1% 증가했다. 이는 팬데믹 이전보다 1.5% 증가한 수치다. 결과적으로 탄소 감축 효과가 미미하다. 탄소 배출 증가 추세는 더욱 우려스럽다.

Josaia Cakacaka
Josaia Cakacaka

최근 10년간 전 세계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정체되었으나, 2023년에 다시 증가세를 보였고, 팬데믹 이전의 2019년 수준을 초과했다. 현재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한 국가는 전 세계의 약 4.5%에 불과하며, 대부분의 국가들은 2050년에서 207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할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말뿐인 대책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결국, 육지에서의 탄소 감축 전략은 실효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탄소 배출량은 계속 증가하는 상황에서, 해양 생태계가 제공하는 탄소 흡수 능력은 기후변화 대응의 핵심 열쇠로 부상하고 있다. 맹그로브 숲, 염습지, 해초 지대, 바다 생물들의 탄소 흡수 기능을 보존하고 강화하는 것이야말로 지속 가능한 기후변화 대응책의 근원적인 해답이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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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어댑테이션(Blue Adaptation, 청색적응)은 해양 자원을 보호하며 동시에 경제적 기회를 창출하는 기후변화 대응의 패러다임이다. 해양과 연안 생태계를 활용해 지구 전체의 기후위기의 영향을 최소화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루고자 하는 전략이다.

다이어트를 위해 아무리 좋다는 약을 먹어도 부작용이 있을 수 있고, 무작정 굶으면 요요현상이 발생하고 근력 손실로 장기적으로는 더 비만해진다. 적게 먹고 더 움직여야 건강하게 살을 빼는 방법이다. 탄소중립 원리도 같다. 육지에서는 재생에너지 전환 속도를 높이고, 바다에서는 이산화탄소를 빠르고 효과적으로 흡수할 수 있도록 해양 생태계를 보호하고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물론 쉽지 않다. 하지만 방향만 맞다면 조금 느리더라도 매일 조금 더 가벼운 아침을 맞게 될 것이다.

Blue Adaptation is a crucial strategy for addressing climate change as it focuses on protecting and restoring marine and coastal ecosystems, which play a significant role in absorbing carbon dioxide. While land-based carbon reduction strategies struggle to show effectiveness, the ocean continues to absorb approximately 30% of the carbon emissions produced by human activities. Ecosystems such as mangrove forests, salt marshes, and seagrass beds act as natural carbon sinks, significantly contributing to the mitigation of global warming. Additionally, Blue Adaptation not only helps combat climate change but also creates economic opportunities by promoting sustainable use of marine resources. Thus, preserving and enhancing the ocean's capacity to absorb carbon is essential for achieving global climate goals.

 

글·사진 ㅣ 박재아

박재아 섬큐레이터는 지난 20년간 인도네시아, 태평양, 모리셔스 등 섬나라 및 지역의 정부를 대표해 한국인을 대상으로 지속가능한 관광을 진흥하는 지사장으로 활발히 활동해왔다. 이화여대에서 사회학을 전공하고,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국제지역학 석사를 취득했으며, 현재 서울대 환경대학원 박사 과정에 재학 중이다. 또한, 조선대학교 외래교수와 <Arts & Culture> 국제교류이사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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