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츠앤컬쳐]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가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 애니메이션 상’과 ‘주제가상’ 두 부문에서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케데헌’ 덕분에 한국에 오는 외국 관광객이 20% 이상 증가하고, 영화에 등장하는 북촌, 남산, 특히 낙산 성곽길의 외국인 방문은 2배 이상 늘었다고 한다.
여기에 영화 ‘왕과 사는 남자(왕사남)’도 현재까지 관객 수 1,300만 명을 넘는 대 히트로 외국인들에게까지 엄청난 충격과 감동을 주고 있다는 소식이다. 북미 ‘왕사남’ 상영관에서는 영화 종료 이후 곳곳에서 울음소리가 들리고 관객들이 쉽게 자리를 뜨지 못한다고 한다. ‘케데헌’이 경복궁, 북촌, 남산 등 기존 관광지를 뜨겁게 했다면 ‘왕사남’은 외국인들이 전혀 관심을 두기 힘든 장소인 저 멀리 강원도 영월의 청령포에까지 들썩이게 하고 있다. 외국인들이 한국에 대한 피상적 접근에서 한국인의 정수, 한국사에까지 접근을 시작한 것이다.
제98회 오스카상 시상식에서는 ‘케데헌’ ‘골든’에 맞춰 특별히 한국전통공연이 화려하게 펼쳐졌다. 사물놀이패의 힘찬 북소리로 시작하여 한복을 입은 여성이 구성진 판소리를 부르고 갓을 쓴 사자 보이스와 가수 이재를 포함한 헌터스가 춤추며 노래해 충격을 주었다. 더 놀라운 장면은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엠마 스톤,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등 세계 영화계의 주역들이 하나되어 응원봉에 불을 켜고 흔들며, 오스카 수상식장을 마치 K-Pop 공연장처럼 완전히 바꾸어 놓은 것이었다. 이후에 그 순간은 오스카상 역사 이래 가장 멋진 장면이었다는 평을 듣기도 했다.
이날 오스카상 수상식 특별공연에서 한국의 춤, 노래, 의상, 역사는 일순간에 세계 문화 리더들과 세계 2,200만의 동시 접속자들에게 놀라운 인상을 남겼다. 실제 통계에서도 SNS의 오스카 리뷰 최고 장면 1위에 4,500만여 리뷰나 되는 이재의 ‘골든’ 공연과 디카프리오, 스필버그가 포함된 응원봉 물결이 꼽혔다. 2위는 매기 강 감독의 “이것(내 오스카)은 한국과 전 세계에 사는 한국인들을 위한 것이다.”라는 멋진 소감이었다. 강 감독의 말은 한국 문화의 세계화 선언이자, 한국인의 가능성 확인 선언이기도 했다. 3위는 오스카상 수상자 이재가 스위프트에게 다음 ‘케데헌’ 후속작을 함께 하고 싶다고 제안하자 스위프트가 좋다고 답하는 장면이었다. ‘케데헌’ 2탄은 이미 예정되어 있다. 매기 강 감독은 ‘케데헌’ 1편에서 다 풀어내지 못한 숨은 후속 이야기도 무궁무진하다며 자신감을 표현했다. 이처럼 K-Pop 한류는 이제 세계에서 통하는 서사로 성장 중이다.
‘케데헌’이 한국 문화 바탕의 판타지 애니메이션이라면 ‘왕사남’은 기본적 뼈대가 역사적 사실에 기초한 사극 영화다. ‘왕사남’의 주 무대는 청령포다. 청령포는 단종이 최후를 맞은 유배지로 평소에 한국인들조차 그리 많이 찾는 곳은 아니었지만, ‘왕사남’ 관람객이 1,300만 명을 뛰어넘으면서 이제 인식이 완전히 바뀌었다.
청령포(淸泠浦)는 이름 그대로 맑고 서늘한 포구다. 그리 넓지 않은 서강(西江)이 굽이쳐 한 바퀴 돌아나가는 곳을 배를 타고 건너면 조그마한 땅에 두어 칸짜리 한옥 몇 채가 서 있을 뿐이다. 그 뒤로는 가파른 12 봉우리 육육봉(六六峰)이 깎아지르고 외부와 완벽히 차단된 이른바 육지 속 섬이다. 영화에서 유해진 배우가 주장하고 유지태 배우가 공감한 대로 우리나라 전체에서도 청령포만한 유배지를 찾기는 힘들 것 같다. 최근에 ‘왕사남’ 흥행 이후 청령포 방문객 수가 급증하여 하루에 5천 명을 넘기도 하며, 이제는 외국인의 청령포 순례까지 시작되고 있다고 한다. 리얼 한국 역사 시대의 개막이다.
글 | 강일모
경영학 박사 / Eco Energy 대표 / Caroline University Chaired Professor / 제2대 국제예술대학교 총장 / 전 예술의전당 이사 / 전 문화일보 정보통신팀장 문화부장 / 전 한국과학기자협회 총무이사/ ‘나라119.net’, ‘서울 살아야 할 이유, 옮겨야 할 이유’ 저자, ‘메타버스를 타다’ 대표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