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츠앤컬쳐] 인공지능(AI)의 개념은 1950년대, 기계도 사람처럼 사고할 수 있다고 믿었던 수학자 앨런 튜링의 연구에서 시작되었다. 이후 반세기가 지나 2000년대에 접어들며 AI를 탑재한 로봇이 등장하는 영화와 게임이 쏟아졌다. 대개 이런 작품들은 인간의 편의를 돕거나 결핍을 채우기 위해 AI가 개발된다는 설정으로 시작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AI는 점차 독자적인 사고를 발전시키고, 자아에 대한 의문을 품기 시작한다. 그리고 인간과의 갈등이 심화되며 결국 AI가 인간에게 위협이 되거나, 반대로 인간이 AI에 지나치게 의존해 사회가 마비되는 시나리오로 전개되곤 했다.
그렇다면, 과거 우리가 그리던 AI의 미래와 현재 AI 기술의 실제 모습은 얼마나 일치할까?
약 10년 전, AI 하면 많은 사람들이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국을 떠올렸다. 당시 AI가 인간 최고수를 이긴 것은 충격적이었고, 언론은 이를 '기계의 승리'로 표현하며 우려를 표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 AI는 더욱 발전하여 대중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최근 가장 유명한 AI를 꼽으라면, 아마도 챗GPT일 것이다. 챗GPT는 단순한 검색 엔진을 넘어 대화형 비서처럼 사용자의 질문에 직접 답변하고 업무를 도와준다. 이러한 편리함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챗GPT를 활용하고 있지만, 동시에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AI가 우리 데이터를 학습하며 점점 더 정교해지는 만큼, 우리는 얼마나 많은 정보를 AI에 제공해야 할지 고민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사실 AI는 예전부터 우리의 일상에 존재해왔었다. 온라인 쇼핑 후 관련 광고가 자동으로 노출되거나, 동영상 플랫폼이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추천하는 것도 AI의 일환이다. 하지만 이러한 기능들은 단순히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로 인식되었기 때문에 큰 논란이 되지는 않았다. 반면, 알파고나 챗GPT와 같은 AI 사례에서 사람들은 본인의 설 자리에 대한 고민을 하기 시작하였다. 인간처럼 대화하고 사고하며, 감정을 이해하려는 방식으로까지 발전하고 있는 AI가 점점 인간의 고유한 능력을 모방해가는 것을 느끼면서 AI와 인간의 경계를 어디까지 인정하고 관리감독해야 할지가 난감해진 것이다.
최근 AI가 창작한 예술 작품의 저작권 문제나, AI가 생산한 정보의 신뢰도와 같은 윤리적 논쟁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기도 한데, 과연 AI가 인간의 감정과 사고를 완벽하게 이해하여 구동되는 것일까? 그리고, AI가 더욱 인간을 닮아갈수록, 우리는 인간만의 고유한 영역으로 무엇을 남겨야 할까?
이제는 AI를 단순한 도구로만 인식하기는 어려운 시대에 도달하였다. AI가 인간의 역할을 어디까지 대체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도 중요하게 이루어지고 있지만, 그보다 인간만이 지킬 수 있는 가치와 본질이 무엇인지를 깊이 고민하고 사회 구성원들이 다 함께 더 본질적인 성찰을 필요로 할 시점이다.
글 | 김혜원
뉴로핏 (NEUROPHET) 메디컬 디렉터
신경과 전문의, 대한신경과학회 정회원
前 서울아산병원 임상강사, 지도전문의
방병원 뇌신경센터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