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효석, Composition 1025 0325 0225 합판에 아크릴과 폴리카르보나이트 패널 49x55x6.5 cm 2025
ⓒ진효석, Composition 1025 0325 0225 합판에 아크릴과 폴리카르보나이트 패널 49x55x6.5 cm 2025

 

[아츠앤컬쳐] 진효석의 작업은 최소한의 재료로 최대한의 감각을 불러일으키는, 침묵의 언어를 지닌 미니멀리즘이다. 그의 화면은 단순하지만, 그 단순함 속에는 도시의 리듬처럼 정제된 구조와 밀도가 응축되어 있다. 도널드 저드나 존 맥크라켄을 연상시키는 조형 어법 속에서도, 그는 자신만의 물질성과 시선을 고유하게 구축해 나간다.

그가 사용하는 재료는 합판, 플렉시글라스와 같은 산업의 산물이다. 기술의 발전을 의심 없이 응시하며, 이 재료들을 손으로 직접 채색해 투명하고 반짝이는 표면을 만들어낸다. 빛의 입자를 머금은 오브제는 단순한 재료의 선택을 넘어, 동시대 물질성과 기술에 대한 찬가이자 시각적 탐구의 출발점이 된다.

그의 작업의 중요한 특징인 반복되는 형태와 나란히 배치된 구조, 그리고 빛의 반사를 이용한 공간 구성이다. 투명한 면에 비친 세계는 현실의 잔상이자, 또 하나의 차원을 여는 입구이다. 이차원과 삼차원이 맞닿는 경계에서 작품은 접히고, 펼쳐지며 여백을 남긴다. 그 여백 위로 빛이 스며들고, 시선이 머문다.

그의 작품은 더 이상 하나의 오브제가 아니다. 움직임과 시간, 관객의 숨결을 머금은 열린 장면으로 존재한다. 관객의 시선이 스치는 순간, 반사된 빛이 흔들리며 공간은 시가 된다.

 

글 ㅣ 이혜숙

Art salon de H(아트 살롱 드 아씨) 대표

IESA arts & culture 프랑스 파리 예술 감정 및 아트 비즈니스 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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