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어둠의 간극에 머물다

 

가랑비 속에 줄 선 파리 관람객들

[아츠앤컬쳐] 혹자는 그를 촛불 화가로 칭한다. 네덜란드의 거장 렘브란트와 이탈리아의 광기 어린 천재 카라바조와 함께 17세기의 대가로 주목된다. 2025년 가을철에 파리에서 꼭 봐야 할 전시로 선정된 <조르주 드 라 뚜르>를 보러 오페라 가르니 근처에 위치한 미술관으로 향했다.

이슬비와 가랑비로 변덕을 부리던 일요일에 자전거를 타고 센강을 가로질러 고풍스럽고 아담한 자크마르 앙드레 미술관에 도착했다. 점심 시간이 약간 지난 이곳에는 날씨에 아랑곳하지 않고 길게 줄을 서 있는 파리 시민들의 예술사랑이 엿보인다. 예약을 한 줄과 표가 없이 온 줄이 양 갈래로 길게 늘어서 있고, 이를 통제하려는 운영 직원들 사이에 긴장감과 훈훈한 배려가 느껴진다.

전시장 내부는 많은 이들이 들어가기에는 다소 좁아서 불평하는 이들과 평일 오전에 다시 오겠다는 이들 그리고 일행이 안에 있다며 직원에게 부탁하는 이도 보인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릭스박물관에서 보았던 <베르메르> 전시장의 질서 정연함과 조기 매진에도 관람객 수를 철저히 제안하여 쾌적하게 관람했었던 기억과 대조된다.

잊혀졌던 프랑스 17세기 거장

조르주 드 라 뚜르는 17세기 프랑스를 대표하는 거장임이 틀림없다. 루이 13세 즉위했던 당시 그는 왕실뿐 아니라 이전에 로렌느의 왕족을 위하여 활동하였다. 빵집을 운영하던 부유한 가정의 도움으로 이탈리아에서 유학하면서 당대 유럽 최고의 카라바조 화풍을 익혔다. 더불어 귀족 가문의 로렌 공의 회계사의 딸과 결혼하여 경제적 풍요로움에 작품활동에만 몰두할 수 있었다.

1652년 그의 사후 몇백 년 동안 완전히 잊혀졌다가 20세기 미술사학자들에게 재발견되어 오늘날 그의 작품을 전시, 서적 그리고 다채로운 미디어를 통하여 접할 수 있다. 미술사학자들이 아니었다면 우리는 그의 보석같은 작품을 못 보았을 수도 있다.

촛불처럼 자신을 태우는 삶

덧없는 인생이라 했던가? 조르주 드 라 뚜르는 성경과 그 안의 성인들을 다수 그렸다. 성녀 막달레나를 그린 작품은 걸작으로 평가된다. 그 안에는 해골과 초가 등장한다. 해골은 서양화에서 바니타스, 즉 안생무상을 의미한다. 촛불도 자신의 몸을 태워 사라진다. 하지만 주변을 밝히는 데 쓰인다. 이에 예수를 의미한다고 해석된다.

특히 조르주는 촛불이 만들어내는 부분적으로 집중되는 섬세하면서 견고한 빛에 특별한 애착을 보였다. 그의 그림이 신비롭게 보이고 침묵 어린 집중을 내포한 듯한 분위기를 연출해 낸 비결이 바로 촛불이 아닐까?

 

글 ㅣ 이화행 Inès LEE

파리 예술경영대 EAC 교수

파리 소르본 미술사대학 졸업

저작권자 © Arts & Cultur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