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yez Barakat
[아츠앤컬쳐] 2025년 12월 29일, 고려대병원을 방문하여 외래센터 3층에서 환자들을 위환 힐링 프로젝트로 전시된 파예즈 바라캇(Fayez Barakat, b.1949)의 그림 16점을 관람했다. 전시장의 작품 설명을 옮겨본다.
파에즈 바라캇은 형태와 색채에 대한 편견에 맞서 대담하고 실험적인 조화를 시도하며 가시적인 세계를 넘어선 에너지의 실체에 집중한다. 순수하고 강박적인 미학에 몰두하는 ‘예술가’로서 아름다움을 수집하고 축적하는 파에즈 바라캇의 작업은, 세계적인 명성을 보유한 고대 예술품의 ‘컬렉터’이자 150여 년의 역사를 지닌 ‘바라캇 갤러리의 수장’으로서 활약해 온 그의 행보와 맥을 같이 한다. 오랜 문명의 예술품들과 함께 살아가며 체득한 문화적 원형이 동시대의 예술 철학과 함께 호흡하는 과정을 통해 형성된 추상적 힘의 근원은 기성의 현대미술 담론으로 명확히 규정하기 어려운 파에즈 바라캇의 작품 세계를 구성하는 주축이다.
동서고금의 예술품을 다루는 컬렉터로서 파에즈 바라캇의 역사적 경험과 미적 감수성은 그의 작업에 고스란히 반영되어 하나의 근원을 파악하기 어려울 만큼 다면적인 특수성을 구축했다. 고대 예술 분야에서 4대째 이어지는 가업을 이은 파에즈 바라캇 회장이 10대 시절부터 학자들과 유적 발굴 현장에 동행하며 고고학 지식을 체득한 사실은 많은 이들에게 알려져 있다. 그러나 유년 시절부터 그림을 그리며 이스라엘 미술관에 초청되는 등 오랜 작가 경력을 보유했음에도 장기간 작품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은 채 홀로 작업을 지속해온 까닭에 작가 파에즈 바라캇의 작품은 아직 신선하고 낯선, 그렇기에 강렬하고 신비로운 면모를 품고 있다.
추상과 구상의 경계를 비트는 파에즈 바라캇의 작품은 약동하는 힘을 시각적으로 승화해 관람자가 온몸으로 예술적 에너지를 흡수하게끔 유도하는 한편 강력하고 사랑스러운 기운을 발산하며 지친 내면을 치유한다. 색채의 맞물림을 통해 조형된 형태에 집중하는 파에즈 바라캇은 물감을 두텁게 사용해 표면의 독특한 질감을 형성하고 이로부터 비롯되는 고유한 물성(物性)이 도드라지도록 유도한다. 이와 같은 특성은 어린 시절부터 오늘날까지 유구한 역사적 시간과 문명의 고유한 미감이 깃든 유물들을 손수 다뤄온 작가의 촉각적 경험에 기인한다. 이는 파에즈 바라캇이 예술가이자 컬렉터로서 영유해 온 시간들에 대한 공유로, 그가 평생에 걸쳐 대면한 미술사의 심미적 중층에 접근하는 길을 열어준다.
글 | 전동수 발행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