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츠앤컬쳐] 얼마 전 인사동 미술세계 갤러리 5층에 성신조각회 2018년 올해의 작가상을 수상한 김리현, 오누리 작가의 수상 전시회가 있었다.
김리현의 ‘WISIWYG-What you see is What You Get’ 전시는 복잡한 도시에 소비 활동과 변화하고 있는 우리의 소비 행태에 대해 질문하게 만드는 작품으로 그중 실제 크기의 자판기 작업 ‘팝업스토어-위시리스트(100x85x170cm 가변설치, 혼합재료, 2018)’가 눈에 띄었다. 좀 더 건강한 심장, 좀 더 명석한 두뇌, 아름다운 미모 등 보다 우월한 유전자마저도 구할 수 있는 자판기 시대. 자판기는 일면 게임 같아 보이기도 하고 상업적이면서도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어 매혹적으로 보였다. 김리현은 우리가 겪고 있는 소비풍경에 대해 재미나게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이 작품을 관람하면서 앞으로 가까운 미래 4차산업 혁명 속에 변화하는 우리의 삶의 방식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5층 다른 전시장에서 오누리 작가의 ‘잡념을 덮다’ 전시가 이어졌다. 하얀 담요로 얼굴을 가려 덮어쓴 작가의 자아 모습을 한 ‘진실과 거짓 사이(20x20x58cmx 24개, 우레탄, 천, 나무, 2018)’ 작품은 작가의 24쌍둥이가 군중으로 재현되어 있었다. 전시장 가득 하얀 우레탄으로 된 작가를 대변하는 모습으로 오와 열을 맞춰 세워진 군중 또는 열병식을 하는 군인들을 연상시키는 이 설치 작업은 얼굴과 신체의 일부가 담요로 덮어 가려져 뭔가 호기심을 유발하면서도 반면 뭔가 숙연한 분위기가 흘렀다. 아마도 하얀색이 주는 정돈된 호소감이 천국의 순수한 이상적 요소를 부여하고 있어서였을까, 하얀 날개의 천사가 연상되기도 하면서 작가 자신의 모습이 투영된 현대인들의 상념의 집합체를 보는 듯하다.
24개의 쌍둥이 인형들이 얼굴을 숨기려 덮어쓴 하얀 담요에 쓰인 글귀는 희망, 질문, 때리기, 당신과, 상상, 사랑한다, 많이, 스마일, 자존감, 정원, 허구, 눈을 감아, 오늘도, 별 등으로 읽혔다. 마치 자신의 일기장에서 옮겨놓은 듯 매우 조심스럽고도 비밀스럽게…. 작품을 통하여 접하는 작가의 개인적 이야기나 작가와의 대화는 관람객에게도 내적인 자신과의 대화를 하게 한다. ‘잡념을 덮다’ 설치 작품은 마치 고해성사를 하는 과정처럼 순수함과 정직함으로 정화된 평화와 치유를 느끼게 한다. 그리곤 누군가를 또는 우리 자신을 이해하는 시간을 준다.
글 | 임정욱
작가, 대진대 겸임교수, 핑크갤러리 관장
jgracerim@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