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츠앤컬쳐] 벨기에 브뤼셀은 스헬데 강의 지류인 센 강 유역에 자리 잡고 있다. 벨기에의 최대 도시권인 대브뤼셀은 19개의 자치체로 구성되어 있으며, 국제경제 및 정치의 중심지이다. 19세기에 들어와 원래의 도심 지역은 급속도로 확장되었다. 센 강을 포함한 여러 수로를 복개하여 하수도로 만들었으며, 연못은 매립했고 웅덩이에는 제방을 쌓았다. 대도시의 여러 경계지역은 끊임없이 변화했는데, 이로 인해 1963
년 이전까지 플랑드르인, 왈룬인 들과 대부분 지중해 연안 국가에서 이주해온 외국인 노동자들이 계속 유입되어 인구가 불어나게 되었다. 1963년에 대의원선거권을 갖고 있던 19개 자치체 경계선을 넘어 도시가 확장하는 것을 금지하도록 하는 법령이 통과되었다. 기후는 온화하여 알맞은 강우량과 연중 적당한 기온을 유지한다. 공업, 상업, 서비스 활동이 이곳 경제활동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기념물로는 오줌 누는 어린 소년의 모습을 하고 있는 마네캉피 분수(1619)가 있다. 도심의 동쪽 시가지에는 왕궁과 국가궁전을 포함하여 주요정부청사들이 들어서 있다. 부근에는 알베르 1세 왕립도서관, 현대 예술 박물관, 고대예술 박물관, 예술궁전을 포함한 몇 개의 문화센터가 있다.
같은 장소인데 낮의 얼굴과 밤의 얼굴이 참 다르다. 사람의 얼굴도 마찬가지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낮과 밤에 따라 달라지는 건 어쩌면 얼굴이 아니라 마음인 것 같았다. 낮에는 시선을 두어야 할 곳이 너무 많아 아름다운 것을 앞에 두고도 그 가치를 모르지만, 밤에는 눈앞의 것만 집중하고 찬찬히 살펴보게 된다. 아름다움에 조금 더 민감하니까.
오늘 그랑플라스 광장에서 그녀와 마주 앉아 맥주를 마셨다. 세상의 빛은 모두 꺼지고 그녀라는 빛만 켜진 것처럼 아름답게 보였다. 혼자 부끄러움과 설렘에 얼굴이 화끈거렸지만 술기운으로 달아오른 탓에 붉어진 얼굴을 숨길 수 있었다. 그녀에게로만 흐르는 내 마음이 이젠 불안하고 무섭게 느껴졌다.
그랑플라스 광장에 어둠이 내리면서 파란 하늘은 짙은 흑청색으로 변했다. 나는 광장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구석자리에 앉아 시간이 흐르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광장은 점점 어둠 속으로 빨려들었다. 밤은 멀리 있는 것도 가깝게 끌어당긴다. 멀리 있는 것은 가까이, 가까이 있는 것은 더 가까이. 그리하여 어둠 속에서는 눈에 보이는 것이 모두 같은 위치에 놓인다. 좁혀진 거리만큼 밤의 사물은 내밀하고 가깝고 적나라하다. 밤이 되면 수천 킬로미터 밖의 사람도 곁에 있는 듯이 느껴졌던 이유를 이제야 알겠다.
글 | 배종훈
서양화가 겸 명상카툰과 일러스트 작가. 불교신문을 비롯한 많은 불교 매체에 선(禪)을 표현한 작품을 연재하고 있으며, 여행을 다니며 여행에서 만난 풍경과 이야기를 소소하게 풀어 놓는 작업을 하고 있다. 또, 현직 중학교 국어교사라는 독특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bjh4372@hanmail.net / www.facebook.com/jh.bae.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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