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떠난 바다, 캔버스에 아크릴, 41cm x 32cm, 2012
그녀가 떠난 바다, 캔버스에 아크릴, 41cm x 32cm, 2012

 

[아츠앤컬쳐] 아드리아 해 남쪽 연안에 있으며 크로아티아 해안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로 손꼽힌다. 면적 1,782㎡, 인구 4만 3,770명(2001년)이다. 스르지 산 아래쪽에서 바다로 튀어나온 곶 위에 자리잡고 있다. 해안성채가 바닷가에 우뚝 솟아 있으며, 오래된 성벽은 대부분 2겹으로 지어졌다.
주도로인 스트라둔 양옆에는 후기 르네상스 양식의 집들이 늘어서 있다. 구도시는 대부분 가파르고 구불구불한 좁은 길들이 나 있어 도시 전체가 그림 같은 미로를 이루고 있다.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으며, 주요산업으로 리큐어 주, 치즈, 비단, 가죽제품 제조업을 들 수 있다.
이곳의 역사는 7세기 에피다우루스가 슬라브와 아바르를 약탈했을 때 도망친 로마 피난민들이 동남쪽 지역에 라우사·라구시움이라는 도시를 형성하면서 시작되었다.

해 질 무렵 도착한 두브로브니크는 상상한 대로 아름다운 도시였다. 자동차의 왼쪽으로 도시를 감싼 오래된 성벽이 늘어서 있고, 오른편으론 아드리아 해가 바람과 함께 펼쳐져 있었다. 피곤했는지 꽤 오랫동안 눈을 감고 있던 그녀도 창밖의 바다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여기도 퇴근시간엔 도로에 차가 많네. 그래도 바람도 시원하고, 바다에 비친 저녁 해가 너무 예뻐. 집 생각이 나네. 이게 아드리아 해지?”
“맞아. 바람이 시원하긴 한데 금방 추워지는데. 아까 창문 열었다가 금방 닫았어. 어릴 때도 놀다가 해 질 무렵이면 집 생각이 나곤 했지. 바로 들어가진 않았지만… 이제 다음 다리를 건너면 금방일 거야.”

그녀는 살짝 고개를 끄덕이고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1km 남짓한 거리로 표시되었던 호스텔은 내비게이션이 가리키는 자리에 없었다. 상가들이 쭉 늘어선 도로 중간 쯤에서 내비게이션은 도착을 알리고 입을 닫았다. 나는 차를 한참을 더 몰아가 길가에 있는 공용주차장에 세웠다. 그녀가 스마트폰에 담아왔다는 지도를 열어 호스텔을 다시 검색하니 숙소는 다리를 건너 우회전이 아니라 직진을 했어야 했다. 잠시 자동차에서 내려 뻐근한 목과 팔다리를 풀었다. 마음이 한결 놓이는 게 어딘가에 도착하긴 한 모양이다. 주차장은 뒤편 언덕에 있는 오래된 성에 딸린 것이었다.

부산하고 불안하던 마음이 안정되고 나니 이런저런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늘 이 모양이다. 힘들고 어려운 순간에도 여유를 갖기를 남들에겐 당연한 듯이 늘어놓으면서 막상 자신은 안절부절이다. 그녀의 스마트폰 지도를 살펴보고 차를 돌려 다리로 돌아가 우회전해 들어서 조금 더 올라가니 건너편으로 유스호스텔 간판이 보였다. 휴우!하고 한숨이 절로 나왔다. 그래도 처음치고는 나쁘지 않다고 혼자 다독이며 살짝 웃었는데 그녀가 내 마음을 들여다본 듯 웃으며 칭찬을 했다.

글 | 배종훈
서양화가 겸 명상카툰과 일러스트 작가. 불교신문을 비롯한 많은 불교 매체에 선(禪)을 표현한 작품을 연재하고 있으며, 여행을 다니며 여행에서 만난 풍경과 이야기를 소소하게 풀어 놓는 작업을 하고 있다. 또, 현직 중학교 국어교사라는 독특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bjh4372@hanmail.net / www.facebook.com/jh.bae.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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