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츠앤컬쳐] 17세에 TVR사에서 자동차 수선 견습공이 된 알피 보는 차를 수선하고 닦으면서도 오페라를 불러주며 동료들을 즐겁게 해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 자동차 정비소에 온 한 고객이 그의 노래를 듣고 감명받아 알피 보에게 런던에 있는 D’Oyly Carte Opera Company의 오디션을 보라고 권유했고 알피 보는 그 오디션에 합격하여 일생일대의 큰 변화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그리고 그를 세계적인 스타의 자리에 오르게 한 것은 2010년 10월 3일, 런던 O2 Arena에서 펼쳐진 레미제라블(Les Miserables) 25주년 기념 콘서트! 그는 이 무대에 주인공 ‘장발장’으로 캐스팅되는 영광을 얻게 되었고 뮤지컬뿐 아니라 DVD, Blu-ray 등으로 퍼블리싱 되어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3월 15일 오후 2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소리얼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레미제라블 메들리연주로 <Spring Concert>가 시작되고 이어서 테너 알피 보가 무대에 모습을 드러냈다. 첫 곡 Who am I?(뮤지컬 레미제라블)가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자기 노래를 멈춘 알피 보는 관객에게 양해를 구하고 무대를 빠져나갔다. 매우 보기 드문 돌발 상황이었다.

순간 긴장감이 흘렀으나 이경구 지휘자의 재치있는 설명으로 어색했던 분위기는 반전되었다. 원래 무대 앞에 가사를 읽을 수 있는 프롬프터 스크린을 설치해놓았는데 갑자기 기계가 오작동을 일으켜서 노래가 중단되었던 것이다. 잠시 후 다시 무대에 선 알피 보는 이후 진성과 가성을 오가며 매우 자신감 있게 멋진 노래를 들려주었는데 기대했던 만큼이나 그의 목소리는 유연하면서 무척 감미로웠다.

자동차 정비공에서 오페라와 뮤지컬 가수로 성공한 테너 알피 보는 이날 무대에서 Bring Him Home(뮤지컬 레미제라블), Music Of The Night(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Come What May(뮤지컬 물랑 루즈), Granada(스페인 가곡), Maria(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등 귀에 익은 노래를 들려주며 청중들에게 큰 기쁨을 선사했다.

특별히 작곡가 권용진 교수가 오케스트라를 위해 새롭게 편곡(오케스트레이션)한 How Great Thou Art(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와 Brindisi(축배의 노래/오페라 라 트리비아타 中), 그리고 한국가곡 그리운 금강산(최영섭 작곡)을 매우 정확한 한국어 발음으로 노래를 들려주는 장면에서는 큰 감동을 주었다. 그리고 함께한 소프라노 김희정 교수와 재즈 피아노 이우창 교수 모두가 이날의 음악회를 빛내준 주역들이었다.

공연이 모두 끝나고 예술의전당 근처 한정식집에서 출연・제작진들과 이른 저녁 식사를 함께 하며 나눈 대화가 즐거웠는데 한국 음식을 좋아하고 젓가락질을 능숙하게 하는 테너 알피 보의 모습을 보면서 왠지 모를 친근감이 많이 느껴졌다. 다시 한국 무대에서 그의 모습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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