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lan Cathedral – 1418 1577- view from the northwest over thePiazza del duomo (Cathedral Square)
Milan Cathedral – 1418 1577- view from the northwest over thePiazza del duomo (Cathedral Square)

 

[아츠앤컬쳐] 많은 한국인들이 이탈리아를 방문해 밀라노의 두오모나 시에나, 오르비에토, 피렌체의 두오모와 같은 인류의 진정한 유산인 중세의 위대한 고딕 대성당들을 찾곤한다. 그러나 고딕의 정의는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있다. 사실 고딕 양식은 켈트족 전통 하에서 발전했기 때문에 고트족의 야만적 스타일의 진화라 주장하는 이론은 동의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진정한 고딕의 정의는 무엇일까?

고딕은 12~13세기 시스터시안 수도원, 템플 기사단의 확장 및 일부 학교들의 철학적, 종교적 사상의 번성과 함께 파리 지역에서 태동하여 유럽 전역으로 퍼져나가 고전적 영감을 뜻하는 건축 언어가 되었다. 이후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에 다시 피어나 다른 대륙으로 확산된다. 고딕은 다양한 특성을 지닌 유럽의 예술 현상으로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쳤으며, 금세공, 미니어처, 유리 공예 등에서도 큰 발전을 이루었다.

Cathedral of Orvieto- 1290-1590- Orvieto Italy
Cathedral of Orvieto- 1290-1590- Orvieto Italy

조르죠 바사리(Giorgio Vasari)는 저서 <가장 뛰어난 화가, 조각가 및 건축가의 삶>(피렌체 출판, 1568년)에서 스타일 및 예술을 지칭하는 ‘고딕’의 기원을 고트족이라고 언급하였는데 이들은 중세 시대 서로마 제국을 침공한 스칸디나비아의 고틀란드섬 출신인 동독 종족이었다.

그러나 고딕 건축이 북유럽-독일 지역이 아닌 프랑스에서 탄생했으므로 이 언급은 부정확하다. 바사리는 여기서 고딕이라는 용어를 르네상스기의 그리스-로마의 고전적 어휘와는 반대로 북유럽, 야만적, 변덕스러움의 동의어로 사용하였으며, 이는 이후 서유럽에서 거의 5~6세기 동안 멸종된 고트-게르만족과는 다르다.

Cathedral of Orvieto- 1290-1590- Orvieto Italy
Cathedral of Orvieto- 1290-1590- Orvieto Italy

고딕 양식에서 최고의 예술적 수준은 중세 및 고딕 문화의 본질을 담고 있는 복합적이며 경이로운 대성당으로 대표된다. 중세 고딕 건축의 발전은 유럽 내의 로마식 의례와 기독교의 확산을 불러온다. 종교는 베네딕토로부터 프란치스코, 시스터시안에서 카르투시안과 도미니칸에 이르기까지 수천 채의 고딕 성당 및 남녀 수도원의 건설로 종교적 영감에 생명을 불어넣었다.

그러나 제왕과 귀족, 은행 등의 경제적, 재정적 혼란은 대성당의 건설에서도 역설적인 결과를 빚었다. 작은 도시에 큰 대성당을 세우거나 부유한 도시들이 건설 자금을 지원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15세기에 들어서야 플랜더, 노르망디, 투스카니, 독일 남부와 같은 경제적으로 부유한 도시 및 지역이 건축 공약으로 경쟁하였다.

Cathedral of Siena- 1220-1370- Siena Italy
Cathedral of Siena- 1220-1370- Siena Italy

사실상 고딕은 인간의 표현법이 아니라 경제적, 종교적, 정치적 권력의 제도였다. 고딕 건축의 독창적인 참신함으로 전형적인 로마네스크 양식의 두꺼운 벽과 장중한 스타일이 사라졌다. 구조물의 무게는 벽이 아니라 기둥과 건물 외부의 보조 구조물들에 의해 분산 지지된다. 아치와 같이 건물을 지탱하는 복합적인 망선조직에 의해 웅장한 창문으로 빛의 벽이 생겨난다. 따라서 고딕 양식에서 공간은 명확하고 측정 가능하면서도 무제한적이고 무한정한데, 인간을 넘어 민권, 종교, 권력의 크기를 뜻한다.

Cathedral of Siena- Facade sculpture – Siena Italy
Cathedral of Siena- Facade sculpture – Siena Italy

이탈리아 고딕 양식의 대성당들은 도시와 발생 지역마다 독특한 특성을 지니며 이는 한눈에 식별된다. 특히 이탈리아 고딕 양식은 프랑스 등 유럽의 전형적인 건축물과 차이를 보이는데, 국제적 고딕 양식의 특징인 수직적 비약으로부터 더 자유롭다. 이는 로마네스크 양식의 영향을 받은 구조물들의 뾰족한 아치와 장미 창과 같은 고딕 요소를 융합한 대성당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Rose Window- Siena
Rose Window- Siena

가장 아름다운 이탈리아의 고딕 건축물 중 하나는 오르비에토 대성당이다. 실제로 1290년 건축을 시작하여 20여 명의 예술가가 오랜 세월에 걸쳐 작업하고 16세기 초에 마친 대성당의 외관은 초기 고딕 양식을 반영한 덕으로 조화롭고 균형적이며 균일한 스타일을 자랑한다.

Cathedral of Siena- Mosaic Floor   Hermes Trismegistus, founder of human wisdom (Giovanni di Stefano 1488)- Siena Italy
Cathedral of Siena- Mosaic Floor Hermes Trismegistus, founder of human wisdom (Giovanni di Stefano 1488)- Siena Italy

또 다른 고딕 건축물은 가장 감각적이라 손꼽히는 시에나 성당이다. 이는 12세기 전반에 기존의 건물 위에 시작하여, 13세기에 이르러 대성당으로 변모했고, 14세기 말에 완공했다. 작업을 마치자마자 시에나 공의회는 피렌체의 기념비적 대성당을 모방하기로 결정하여 다시 대성당 확장 작업을 시작했다.

Mosaic Floor The SheWolf of Siena – Siena Italy
Mosaic Floor The SheWolf of Siena – Siena Italy

그러나1348년 페스트가 그 꿈을 종식시켰으며, 그 흔적이 미완성의 외관에 남아있다. 그러나 시에나 대성당의 진정한 가치는 무엇보다 바닥으로서 이는 유럽 예술사에서 수세기 동안 유일하게 지속되어온 과업이다.

Milan Cathedral – Facade
Milan Cathedral – Facade

르네상스 시대에 이르러 이탈리아는 고전으로 돌아가기 위해 고딕 양식을 버리게 된다. 그러나 밀라노 대성당은 특별한 예외의 경우로 이탈리아뿐만 아니라 유럽의 고딕 양식을 통틀어 가장 위대한 작품일 것이다. 이탈리아에서 가장 큰 대성당인 두오모의 건설에는 수세기 동안 수많은 예술가와 조각가가 참여했다.

Milan Cathedral - Artwork on the door of the Cathedral
Milan Cathedral - Artwork on the door of the Cathedral

놀랍도록 풍부한 조각상과 장식들이 특징인 대성당은 흰색 칸돌리아 대리석으로 지어졌으며, 첨탑과 스테인드글라스 및 대형 정문의 모든 광채는 광장을 지배한다. 대성당의 내부는 엄숙하며, 웅장한 본당은 롬바르드 고딕 양식의 높은 기둥들로 표식된다. 두오모의 테라스는 엘리베이터로 접근할 수 있으며, 대성당을 가로지르는 무수한 아치와 첨탑의 전경을 꼭대기에서 바라볼 수 있게끔 매혹적인 전망을 제공한다.


번역 | 길한나 백석예술대학교 음악학부 교수

글 | 로베르토 파시 Basera Roberto Pasi
Journalist, Doctorate Degree University of Siena(Literature, Philosophy, History of Art with honors), Study at Freiheit Univerisität Berlin, Facilitator at Osho Resort, Poona In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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