샹젤리제극장 (Théâtre des Champs-Elysées)

Médée 1.Charpentier © Ruth Walz
Médée 1.Charpentier © Ruth Walz

 

[아츠앤컬쳐] 파리의 명품거리인 아브뉴 몽테뉴의 15번지에 위치한 샹젤리제극장(Théâtre des Champs-Elysées)은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곳이다. 1913년 3월 31일 오픈이래 오페라, 클래식 음악회, 발레를 중심으로 다양한 장르의 프로그램을 소개해 왔다. 그뿐만 아니라, 포레의 <페넬로프(Pénélope)>와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Sacre du Printemps)>과 같은 당시의 아방가르드적인 작품이 초연된 곳이기도 하다.

아르데코 건축양식으로 건립된 샹젤리제 극장의 내부에는 세 개의 콘서트홀이 있으며, 꼭대기 층에는 ‘메종 블랑슈(Maison Blanche)’라는 유명 레스토랑이 있다. 메인홀의 천장화는 프랑스 나비파 화가인 모리스 드니가 그린 것으로 파스텔톤의 작품이 홀의 내부와 조화를 이루고 있다. 또한, 극장 외벽의 대리석 부조 조각장식은 프랑스 조각가인 부르델의 작품이다. 이처럼 100년간의 극장의 역사를 뒤돌아보면 피카소, 마티스, 브라크와 같은 유명화가들이 무대디자인 작업을 했었으며, 이러한 전통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Dusapin © Sebastian Bolesch
Dusapin © Sebastian Bolesch

이번 샹젤리제극장 탄생 100주년 기념 특별 프로그램으로 메데이아 3부작이 막을 열었다. 3부작에는 샤르팡티에의 바로크 오페라, 케루비니의 오페라, 그리고 컨템포러리 작곡가인 뒤사펭의 오페라로 구성되어 차례대로 무대에 올려졌다. 메데이아는 기원전 431년에 에우리피데스가 쓴 고대 그리스 비극이다. 아름다운 마녀 메데이아가 남편 이아손의 배신에 보복으로 두 사람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둘을 죽이는 비극적인 스토리를 담고 있다.

상처받은 팜므파탈로 불리는 메데이아는 수 세기 동안 문학, 음악, 미술을 비롯한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그 중 프랑스의 낭만주의 화가 들라크르와의 그림에는 두 아들을 죽이기 직전의 칼을 든 분노에 찬 메데이아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묘사되었다.

Cherubini © Vincent Pontet-Wiki Spectacle
Cherubini © Vincent Pontet-Wiki Spectacle

3부작 중 첫 번째로 소개된 메데이아는 코르네유 원작에 샤르팡티에가 작곡한 5막으로 구성된 오페라이다. 엠마뉴엘 아임(Emmanuelle Haïm)의 지휘와 피에르 오디(Pierre Audi)의 연출로 선보인 이 작품은 곡이 지닌 바로크 오페라의 전통을 토대로 무대미술은 파격적으로 현대화하였다. 혹자는 이 작품을 보고 루이 14세의 시대가 아닌 21세기의 관음적 접근이라고 평하였다. 이번 공연은 샹젤리제 극장과 프랑스 릴 오페라(Opéra de Lille)의 공동주최로 무대에 올려졌다.

두 번째 작품은 프랑스의 작곡가인 파스칼 뒤사팽(Pascale Dusapin)의 1992년에 창작한 작품에 독일 안무가인 사샤 왈츠(Sasha Waltz)가 2007년에 작업한 컨템포러리 오페라이다. 사샤 왈츠는 현재 가장 주목받는 안무가 중 한 사람이다. 그녀는 이번 안무를 통해서 메데이아의 다양한 면을 표현하고자 했다.

“나는 메데이아의 신화를 나의 방식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메데이아는 복수의 여인으로 주로 표현되는데, 그녀에게는 다양한 면이 있다. 여전사이며 마법사이기도 하다.”

무대에는 최소한의 장식으로 미니멀한 느낌을 주었으며, 무대의상 또한 재단을 하지 않은 천을 그대로 두른듯했다. 극적인 장면에서 특별한 무대장식 없이 무대 내부의 양쪽 벽면에 설치된 거대한 선풍기가 일으키는 엄청난 바람과 펄럭이는 의상을 입고 추는 무용수들의 몸동작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이번 공연의 지휘는 마커스 크리드(Marcus Creed)가 메데이아 역에는 소프라노 카롤린 스타인(Caroline Stein)이 열연하였다. 한편, 이 공연은 베를린-파리 친선 문화페스티벌의 일환으로 기획된 것이다.

마지막 작품은 브뤽셀 왕립화폐극장(Théâtre Royal de la Monnaie de Bruxelles)이 기획한 케루비니의 3막으로 구성된 오페라이다. 2008년에 브뤽셀에서 초연된 이후 수많은 언론의 호평과 이례적인 성공적 평가를 받은 후 이번에 샹젤리제 극장의 100주년 프로그램으로 초청되었다. 크리스토프 루세(Christophe Rousset)의 지휘와 크리지스토프 바를리코브스키(Krzysztof Warlikowski)의 무대연출로 선보인 이번 파리공연에 대한 평가는 다양했다.

아방가르드적 성격이 강했던 이번 작품에는 시간적 배경을 오늘로 설정하여 무대의상 또한 매우 파격적이었다. 특히 마지막에 무대의 막이 내리고 난 후, 메데이아가 혼자서 담배를 피우는 장면을 통해 연출자의 관객과 무대 사이의 벽을 허물려는 의도가 엿보였다.

글 | 이화행
아츠앤컬쳐 파리특파원, 큐레이터/ 아트컨설턴트, 파리예술경영대 EAC 출강
EAC 예술경영학 학·석 사 졸업, 소르본느대 Sorbonne 미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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