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츠앤컬쳐] 명품 거리 강남 청담동이 세계 건축 콩쿠르장이 됐다. 세계적 건축가들이 경쟁하듯 청담동에 속속 건물을 올리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현재 가장 뜨거운 건축가 중 한 명인 토마스 헤더윅 Thomas Heatherwick도 여기에 가세했다. 서울시는 2025년 9월 10일 헤더윅이 설계한 갤러리아백화점 신축 계획안을 최종 승인했다. 서울시는 갤러리아백화점을 디자인 혁신 지구로 지정하고 기존 용적률 500%에서 800%로, 층고는 5층에서 8층으로 높여 주었다. 갤러리아 측은 혜택을 받은 건축면적에 시민들을 위한 공간을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헤더윅은 신축 갤러리아백화점을 모래시계를 연상하는 디자인으로 구상했다. 모래시계의 허리가 잘록한 부분에는 전체를 열린 공간으로 설계해 활기찬 청담동 거리를 외부에서 볼 수 있게 했다. 옥상은 자연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나무를 풍부하게 식재하고 한강도 조망할 수 있도록 디자인하고, 지하 공간도 기존 전철 압구정 로데오역과 연결하여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청담동은 헤더윅의 갤러리아 백화점, 헤르초그 & 드 뮈롱의 송은미술관, 프랑크 게리의 루이 뷔통 건물을 중심으로 치열한 건축 경연장이 되었다. 청담동 압구정로 명품거리는 청담사거리 버버리로부터 시작하여 크리스찬 디올, 구치, 아르마니, 몽클레르, 루이 뷔통, 펜디, 입생 로랑, 카르티에, 페라가모, 막스 마라, 샤넬 등 최정상 브랜드들이 단독 건물 매장에서 모두 세계적 건축가 및 디자이너들을 총동원해 치열한 경합 중이다. 슈퍼카 카테고리도 청담사거리 페라리에서 시작해 도산대로를 따라 벤틀리, 롤스 로이스, 포르쉐, 벤츠 등이 서로 마주 보며 경쟁 중이다.
이쯤 되면, 우리나라에서 건축, 명품, 슈퍼카들의 컨테스트가 청담 삼각형을 무대로 펼쳐진다는 표현이 가능하다. 청담 삼각형은 명품 거리 압구정로, 슈퍼카 경연장 도산대로, 갤러리아백화점 선릉로가 만들어내는 삼각형을 말한다.
청담 삼각형에 청담동이 아닌 압구정로, 도산대로, 선릉로가 등장하는 것은 우리나라 주소 체계가 지역명에서 도로명으로 개편했기 때문이다. 엄밀히 말해 갤러리아백화점은 예전 압구정동과 청담동의 경계에 있었고 정확히는 압구정동 소속이다. 거주 기능의 아파트로는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도 위세가 만만치 않지만, 상업적 의미로 청담이란 단어의 위상은 국내 최정상급이다. 국내 최고급 카페와 레스토랑들도 다수 밀집되어 있다.
청담 삼각형에 세계 정상의 건축가들이 경연을 벌이고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갤러리아백화점 신축을 맡게 된 토마스 헤더윅은 잘 알려진 것처럼 원래부터 건축가가 아니었다. 영국 맨체스터 폴리테크닉대학과 Royal College of Art 대학원에서 디자인을 전공했다. 헤더윅은 2010년 상하이 엑스포 영국관 설계를 맡아 건축디자인을 맡아 이름을 날리게 되었고 뉴욕 허드슨 야드 재개발 지역에 베슬(Vessel)이라는 아이콘을 설계해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
베슬의 뉴욕 아이콘적 기능을 부러워한 사람은 우리나라에서 갤러리아 경영진만이 아니다. 현대건설이 압구정 현대아파트 재개발의 총괄 설계를 헤더윅이 맡을 것이라고 디자인을 발표하자, 여의도 대교아파트 조합 측은 헤더윅이 디자인한 아파트는 우리나라에서 우리 여의도아파트만 유일하다고 밝혔다. 이어서 영국 헤더윅 측에서는 2025년 9월 “그것(현대아파트)은 우리와 전혀 무관하다.(I can definitely confirm it’s nothing to do with us!)”라고 말했다. 이쯤 되면 헤더윅의 천재성을 인정한다 해도 우리나라의 헤더윅 사랑이 지나치지 않냐는 인상이다.
청담 삼각형은 헤더윅 해프닝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세계적 건축가들을 불러들이게 될 전망이다. 날씨 좋은 늦은 저녁, 직원들이 모두 퇴근하고 멋진 조명만 켜진 청담동의 세계적 건축물들을 보며 한가롭게 청담 삼각형을 산책할 수 있는 것은 분명 서울에 새롭게 더해진 매력이 될 것이다.
글 | 강일모
경영학 박사 / Eco Energy 대표 / Caroline University Chaired Professor / 제2대 국제예술대학교 총장 / 전 예술의전당 이사 / 전 문화일보 정보통신팀장 문화부장 / 전 한국과학기자협회 총무이사/ ‘나라119.net’, ‘서울 살아야 할 이유, 옮겨야 할 이유’ 저자, ‘메타버스를 타다’ 대표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