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의 눈 내린 풍경을 그리다
루브르, 비유럽인 관람료 인상
[아츠앤컬쳐] 프랑스 정부는 2026년 1월 14일 기준으로 관광 명소 5개 관광지의 입장료를 인상하였다. 대표적으로 루브르 박물관이 22유로(32,000원)에서 비유럽 출신 관람객만을 대상으로 32유로(57,000원)로 차등 조정하였다. 이는 지난해 루브르 전시장 왕실 보석 도난 사건으로 수면 위로 떠오른 시설 낙후 및 보안 시스템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다. 프랑스 문화부의 결정 사항이지만 시행 전부터 외국인 차별이라는 민감한 문제점이 화두로 떠올랐다.
파리의 미술관 분포도를 크게 그리면 국립미술관, 시립미술관 그리고 사설 재단 미술관으로 크게 분류할 수 있다. 시립박물관 등의 경우 늘 예산이 넉넉지 못해서 전시 기획의 콘텐츠 제한과 전시 규모의 한계가 종종 느껴졌다. 더불어 관람객도 많지 않아서 전시장 내부가 한산할 때가 많다.
그런데 요즘 예외적으로 인기몰이 중인 전시가 있다. 프티팔레라는 대표적인 시립미술관의 기획전으로 핀란드 근대화가 페카 할로넨의 전시(2025년 11월 4일~2026년 2월 22일)를 소개한다. 프티팔레는 만국박람회 시절 건립되어 금장식이 눈에 띄는 대문과 내부의 정원이 아름다운 곳이다. 상설 전시의 경우, 고고학 유품부터 20세기까지 회화 및 조각은 물론 앤틱가구와 아르누보 소품 등으로 다채롭게 구성되어 있다.
자연을 사랑한 핀란드 화가 페카 할로넨
‘페카 할로넨’ 하면 아름다운 자연을 담은 풍경화가 유명하다. 계절의 변화와 빛의 변화로 생성되는 100가지 뉘앙스를 담은 풍경을 표현해냈으며, 특히 설경이 탁월하여 눈의 심포니를 그린 화가로 불린다. 화가는 핀란드의 경치인 숲과 호수를 주로 담았다. 그는 자연과 음악을 사랑했으며 가족애가 남달랐고 슬하에 여덟 자녀를 두었다.
화가는 마치 동화 속에 나올 듯한 숲속의 산장 같은 집을 지었다. 페카가 남긴 말을 인용해 본다. “집 문을 열고 나가면 부족함 없는 낙원이 열렸다. 루브르가 무색할 정도로 사방이 작품이었다.” 그렇게 그의 풍경화들은 나무와 수풀, 숲속의 길과 호수, 산새들 그리고 풍경 속의 사람들로 수놓였다. 파리에서 밀레의 화풍을 익혔다는 그의 작품에는 빙판 위에서 빨래하는 여인과 목수 일을 하는 서민들의 생활이 담겨있다. 그 모습이 매우 평화롭다.
폴 고갱의 제자
당시는 파리에 유학을 가는 것이 유럽의 화가들 사이에 유행처럼 퍼져있었다. 핀란드 선배들처럼 페카도 파리에 체류하였다. 유학 시절 그는 몽파르나스 근처의 줄리앙 아카데미에서 수학했다. 그곳은 사립미술학교로서 국립에 비하여 자유로운 화풍을 교육했고 전 세계에서 몰려든 젊은 화가들과 교류할 수 있었다.
1893년 이곳에서 페카는 ‘타히티의 여인들’을 그린 저명한 프랑스 화가인 폴 고갱을 사사하였다. 고갱의 제자로서 스승으로부터 지대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기록된다. 더불어 페카 할로넨은 파리에서 야수파와 일본풍의 작품 등을 접하며 예술적으로 성장한 덕분에 훗날 핀란드로 돌아가서 핀란드의 예술 황금기의 거장으로 자리매김하였다. 빛의 섬세함과 자연의 무한함을 담은 작품 세계가 빛난다.
한편, 화가의 가정에는 늘 음악이 흘렀다고 한다. 음악에서 영감을 받고 시벨리우스와도 친분이 깊었는데, 핀란드 전통 악기 칸텔레 연주 실력도 좋았다고 한다. 그는 음악 없이 살 수 없는 예술가였으며 그래서 전시실 한 구역이 모두 뮤지션을 소재로 한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글, 사진 ㅣ 이화행 Inès LEE
파리 예술경영대 EAC 교수
파리 소르본 미술사대학 졸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