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코로나 팬데믹으로 마비되었다. 다행히 홍콩은 다른 나라들과 달리 이동 제한 조치 없이 사회적 거리 두기 정책으로 확진자 추가를 잘 막고 있지만 여전히 관공서 외 공공기관과 문화 시설들은 기약 없이 문을 닫은 상태다. 개인 갤러리들조차 예약된 VIP들에게만 제한적으로 문을 열고 잠정 운영 중단했다. ‘아트바젤홍콩’이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아 처음으로 취소되었고 전세계 음악, 연극, 무용 등 각 분야 예술가들이 모이던 ‘홍콩아트페스티벌’도 올해는 전부 취소되었다.

그럼에도 예술이 우리에게 불어넣어 주는 희망의 메시지와 에너지는 여전하다. 코로나19로 문화예술을 감상하는 방식도 바뀌었다. 스테이홈 캠페인의 일환으로 뉴욕메트로폴리탄 오페라와 베를린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유튜브나 홈페이지를 통해 전 세계 모든 이들에게 무료로 실황 공연 영상을 제공하기도 하고 미술관들은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가상 전시를 공유해 주고 있다. 이번에는 홍콩에서 추천할 만한 갤러리들과 전시 공간을 보여주는 가상 투어 프로그램을 소개하고자 한다.

K11 Art Foundation
K11 Art Foundation(이하 KAF)은 올해 전시 계획이었던 작품들을 360도 뷰로 관람할 수 있는 가상 전시를 제공한다. 1월 중순 전시 세팅이 완료되었던 ‘뉴욕타임스:탄소 피해자들(NewYork Times: Carbon's Casualties)’은 전염병 확산을 막고자 전시장은 문을 닫았지만 가상 투어로 5월 3일까지 만날 수 있다. 이후 올해 전시계획이었던 작품들은 한동안 가상 투어로 진행될 예정이다.
가상 전시 https://my.matterport.com/show/?m=bj6vs31mxKr

KAF는 중국현대미술 발전을 위해 세워진 비영리 기관이다. 부동산 재벌 회사 뉴월드 그룹의 후원으로 운영되는데 그동안 여러 번 소개했던 홍콩의 미술계 큰손 애드리언 쳉(Adrian Cheng)이 회장이다. 미술 애호가인 애드리언 쳉은 지난 3월 ‘경계없는 사랑’(#LoveWithoutBorders) 캠페인의 일환으로 백만 개의 의료용 마스크를 한국에 기부하기도 했다.

ASHK x HKAGA
아시아 소사이어티 홍콩(Asia Society Hong Kong Centre)과 홍콩아트갤러리협회(Hong Kong Art Gallery Association)는 콜라보레이션으로 조각 작품들을 전시한다. 18개 홍콩 내 갤러리들의 참여로 전 세계에서 모인 다양한 조각 작품들을 가상 도슨트의 설명과 함께 6월 28일까지 만날 수 있다. 각 갤러리의 대표 도슨트들이 직접 작품들을 설명해 주며 전시장에서 벽에 프린트된 작품 설명을 읽는 것보다 더 리드미컬하게 감상할 수 있다.
http://www.hk-aga.org/ashk-x-hkaga-sculpture-exhibition/

Hong Kong Museum of Art
작년에 리모델링 후 다시 개관한 홍콩아트뮤지엄(Hong Kong Museum of Art, HKMoA) 역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기약 없이 문을 닫았다. 하지만 기존에 계획된 전시들은 가상 전시를 통해 전 세계 어디서든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다. 박물관 측은 팜플릿까지도 홈페이지를 통해 제공하고 영상 전시와 함께 오디오 가이드 등 다양한 방법으로 각 층에 준비된 각기 다른 주제의 모든 전시를 집에서도 편하게 만날 수 있도록 서비스하고 있다. 덕분에 티켓값 지불없이 무료로 전시를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https://hk.art.museum/en_US/web/ma/home.html 

글 | 박희정
문화칼럼니스트, 아츠앤컬쳐 홍콩특파원, 서강대 영문학과, 2006 미스코리아 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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