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츠앤컬쳐] 요즘 가장 빠르게 급부상하는 치료 영역을 꼽으라면 단연 재생 치료다. 유튜브를 조금만 둘러봐도 ‘첨단재생의료기관 허가를 받아 줄기세포 진료를 한다’는 의사들의 영상을 쉽게 접할 수 있다. 관절, 피부, 신경계까지 적용 범위가 넓어 보이고 설명 또한 간단명료해, 치료의 선택지가 한 단계 올라간 듯한 인상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여기서 한 번은 짚고 넘어가야 할 사실이 있다. 현재 병원에서 이루어지는 재생 치료는 하나의 기술이 아니라 전혀 다른 성격의 치료들이 같은 이름 아래 묶여 있다는 점이며, 실제 임상에서 가장 많이 시행되는 PRP, 엑소좀, 줄기세포 치료는 작용 기전과 근거 수준이 분명히 다르다.
흔히 혈장 분리 치료로 불리는 PRP는 환자의 혈액을 원심분리해 농축된 혈장을 주입함으로써 성장인자를 통해 염증 완화와 회복 환경 개선을 도모하지만, 손상된 조직을 완전히 새로 만들어내는 재생 치료로 보기는 어렵다. 최근 주목받는 엑소좀 역시 줄기세포 등에서 분비되는 미세 입자로, 세포 간 신호 전달을 통해 회복을 유도한다는 개념이다. 다만, 아직 제조 방식과 농도가 표준화되지 않았고 장기 안전성 자료가 부족하여 ‘줄기세포와 효과가 같다’는 식의 설명은 과학적 입증이 필요한 영역이다.
이 중 줄기세포 치료는 가장 근본적인 접근으로 평가받지만 생체 내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엄격한 검증이 요구된다. 피부과나 정형외과에서 시행되는 지방 유래 줄기세포 배양 후 주입 시술은 특정 조직으로의 직접 분화 근거는 제한적이나, 염증 조절과 혈관 재생 및 주변 조직 환경을 개선하는 효과를 통해 자가 치유 능력을 촉진하는 것이 핵심 기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반면 신경계 영역에서는 다소 다른 양상이 관찰되는데, 우리나라, 일본, 미국 등 일부 선도적 기관에서 지방 유래 줄기세포를 정맥 또는 뇌척수액으로 투여하여 척수 손상, 루게릭병, 파킨슨병 등 난치성 신경퇴행성 질환을 치료하려는 연구 목적 혹은 한정적 허가 범위 내 진료가 이어지고 있다. 이 역시 표준 치료로 합의된 단계는 아니지만 기존의 정석 치료 방법에 반응하지 않던 일부 환자에서 부분적인 기능 회복이나 의미 있는 임상적 호전을 보인 사례들이 보고 되면서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어 장기적 연구와 검증이 지속되고 있다.
이 모든 치료 방법은 ‘회복을 돕는 가능성’의 영역에 속한다. 손상된 조직을 완전히 되돌리는 치료로 기대할 경우 현실과의 간극은 커질 수밖에 없다. 재생 치료를 고민한다면 해당 시술이 현재 의학의 어느 단계에 있는지, 어떤 근거 위에서 설명되고 있는지 반드시 질문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 의학이 실제로 허용하는 범위를 정확히 아는 것이다.
글 ㅣ김혜원
신경과 전문의, 대한신경과학회 정회원
서울베데스다의원 신경과 원장
前 서울아산병원 임상강사, 지도전문의
前 방병원 뇌신경센터장
前 뉴로핏 의학이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