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성암 전경 / 사진제공 구례군청
사성암 전경 / 사진제공 구례군청

 

[아츠앤컬쳐]  하늘 아래 펼쳐진 풍요로운 땅. 너른 평야가 지평선을 이루는 곳 물새도 쉬엄쉬엄 쉬어 간다는 섬진강 자락에서 한참을 서성거린다. 그렇게 서성거리던 내 눈에 들어온 나즈막한 산 하나 구례의 너른 벌판 한 귀퉁이에 자라 모양으로 나즈막하게 놓인 산이 오산이요, 거북이 등에 업힌 듯 범상치 않은 산세 속에 자리한 암자가 바로 사성암이다. 마을에서 암자까지는 버스로 10여 분, 선과 속의 세계가 그만큼 가까이 얼굴을 맞대고 있다.

사성암
사성암

셔틀버스에 오르고 나니 마치 깎아지른 절벽을 클라이밍 하는 느낌이다. 오르는 길이 이렇게 험한데 사성암은 얼마나 가파른 곳에 자리하고 있을까? 구불구불 비탈진 산길을 아슬아슬하게 이동하고 나서야 비로소 사성암 입구에 다다를 수 있었다.

산신각
산신각

사성암(四聖庵)은 아직 덜 알려진 작은 암자로 거대하지도 웅장하지도 않지만 멋스러움만큼은 으뜸이다. 오산 정상 부근의 깎아지른 암벽을 활용하여 지은 사찰로서, 연기조사가 본사 화엄사를 창건하고 이듬해인 백제 성왕 22년(544년)에 세운 것으로 전한다. 기록에 의하면 4명의 고승, 즉 원효대사, 의상대사, 도선국사, 진각국사가 수도한 곳이어서 사성암이라고 불린다. 바위를 뚫고 나온 듯한 ‘약사전’과 바위 위에 살짝 얹어 놓은 듯 단아한 ‘대웅전’ 등 모든 구조물이 산과 하나 되어 고운 자태를 뽐낸다.

도선굴 입구
도선굴 입구

대웅전 옆으로 난 좁은 길을 돌면 아래로 섬진강이 돌아 흐르고 구례읍과 지리산 노고단이 한눈에 들어온다. 암자 뒤편으로 돌아서면 우뚝 솟은 절벽이 전개되는데, 풍월대·망풍대·신선대 등 12비경으로 절경이 뛰어나다.

도선암
도선암

오산의 풍경과 더불어 무엇보다도 세 개의 기둥이 사찰을 떠받치고 있는 약사전은 볼수록 경이롭다. 약사전에 오르자 원효대사가 손톱으로 그렸다는 마애약사여래불이 자리하고 있다.

약사여래불
약사여래불

전라남도 문화제222호인 약사여래불은 기암절벽에 음각으로 새겨졌으며 부처의 왼손에는 애민 중생을 위해 약사발이 들려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기암절벽 상단에 새겨져 있는 약사여래를 지키기 위해 바위 절벽 끝에 건축되었다는 약사전의 전각은 그저 보는 이를 놀라게 한다. 놀라움을 뒤로 하고 약사전을 지나 지장전으로 발길을 옮겨본다. 지장전 가는 길은 비좁고 경사진 돌계단으로 만들어져있다. 비좁고 경사진 돌계단을 한 발 한 발 내딛다 보니 중생구제의 대원력을 세운 지장보살을 모셨다는 지장전이 나왔다.

소원바위
소원바위

지장전을 왼편으로 돌아가자 한 가지 소원은 꼭 들어준다는 소원바위가 나타났고 그 길을 좀 더 들어서자 산신각 옆쪽으로 도선국사가 참선을 했다는 도선굴이 보인다. 도선굴은 신라말의 승려인 도선국사가 수도 정진 하였다는 자연굴이다. 겨우 한 사람만이 드나들 수 있는 이 작은 공간에서 15세에 출가하여 몸과 마음을 수련하고 정진 수행을 하였다고 한다.

약사전에서 내려다본 풍경
약사전에서 내려다본 풍경

도선굴을 돌아 오산 정상으로 향했다. “오산을 오르지 않으면 평생 후회를 하고 두 번 다시 가지 않아도 평생 후회를 한다.”는 옛말 그대로 오산 정상에서 내려다본 풍광은 그야말로 절경이다. 오늘 이곳을 떠나 일상으로 돌아가도 한참은 이곳 풍경이 아른거릴 것 같다.

글 | 김달중

현)한국예총 강진지회 사무국장, 국립목포대학교 미술학과 졸업, 동신대 문화기획과 졸업

kdj050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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